어스름 깔린 해운대 해수욕장에 라디오 라이브 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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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깔린 해운대 해수욕장에 라디오 라이브 쇼가...
  • 취재기자 박상민
  • 승인 2017.05.10 18: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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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민 씨 등이 해변 라디오 방송 운영...치어리더 박기량 씨, 부산 아티스트들 출연 / 박상민 기자

“네 이번 곡은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내래? 내래! <기억을 걷는 시간> 들려 주시라우!”

통유리로 된 야외부스에서 라디오 DJ들이 재치있는 입담을 주고 받고 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때 이른 무더위로 해운대 밤바다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 바로 ‘해운대 해변 라디오·북 카페’다.

해운대 해수욕장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해운대 해변 라디오·북 카페(사진: 취재기자 박상민)

지난 4월 8일 처음 방송된 해운대 해변 라디오는 KBS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 김영민(35) 씨가 부산의 청년 팟캐스트 방송 단체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와 의기투합하여 제작하고 있다. 이 방송은 매주 다양한 볼거리, 들을 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해변 라디오에서 DJ 겸 국장을 맡고 있는 김영민 씨는 “관광객들의 호응이 좋아 해운대 관광에 한몫하는 느낌이 든다”며 “사람들이 해운대를 재방문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 5월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 카페로 처음 문을 열었다. 하지만 태풍 차바 때 피해를 입으면서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이후 6개월 만에 해운대구청이 이곳을 복구하면서 방송시설을 추가해 지금의 ‘해변 라디오·북 카페’가 생겨났다.

북 카페 내부의 모습(사진 : 취재기자 박상민)

해변 라디오·북 카페는 전면 통유리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은 멋진 해운대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1층은 1000여 권의 책이 비치된 북 카페와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할 수 있는 방송실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은 썬 베드와 파라솔을 비치해 관광객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북 카페를 방문한 관광객 전미경(42, 대구시 중구 동인동) 씨는 “해수욕장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고 재밌다”며 “책을 보면서 바다를 바라보니 마음이 탁 트인다”고 즐거워했다.

해운대 해변 라디오·북 카페는 낮에는 북 카페가 연중무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밤에는 해변 라디오가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 가량 방송된다. 특히 해변 라디오는 매회 부산의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출연했던 게스트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부산의 인기 치어리더 박기량 씨를 시작으로 인기 개그맨 박성호 씨까지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160;6일&#160;해변라디오&#160;게스트&#160;‘모던라이트’의&#160;공연&#160;모습, 많은&#160;사람들이&#160;몰렸다.(사진&#160;:&#160;취재기자&#160;박상민)

지난 6일 방송된 해변 라디오에서는 메인 DJ 김영민 씨를 비롯하여 해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스커 ‘모던 라이트’가 게스트로,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소속 멤버 김수정 씨가 DJ로 참여했다. 모던라이트의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목소리는 해운대의 밤바다와 어울려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해변 라디오에서는 관객들의 안전을 위한 안내 멘트도 잊지 않았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안전 멘트에서 김영민 국장은 특유의 입담을 발휘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공연뿐만 아니라 퀴즈 이벤트도 진행됐다. 퀴즈를 맞힌 관객들에게는 드라이 플라워가 상품으로 주어졌다. 이날 상품을 받은 남성은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서 해운대를 방문한 관광객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의 고백과 함께 꽃을 건네주며 훈훈한 모습을 자아내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방송이 끝나고도 많은 사람들이 출연자들과 포토타임을 가지기 위해 줄을 서 해변 라디오의 큰 인기를 보여줬다. 이날 해변 라디오를 관람한 관객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해운대에 거주하고 있는 송기영(32) 씨는 “해운대에 살면서도 이런 건 처음 봤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관람한 이재진(38,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씨는 “라디오 방송이 진행되는 걸 처음 봤는데 신기하고 아이도 좋아해서 재밌었다”고 흡족해했다.

이처럼 해운대 해변 라디오는 부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문화의 장을 마련하며 꿈을 위해 노력하는 부산의 젊은 아티스트와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일일 DJ로 참여해 매주 토요일 해변 라디오에 고정 DJ가 된 김수정 씨는 “처음 진행하게 돼서 떨렸지만 김영민 씨가 잘 이끌어주셔서 좋았다. 해변 라디오는 기존의 보이는 라디오와 달리 야외부스에서 진행돼서 더욱 생동감 있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모던라이트 보컬 차지훈 씨는 “해변 라디오 자체가 신선한 소재이다 보니 거리의 뮤지션들이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으니 좋은 기운을 얻고 간다”고 말했다.

해변라디오 국장인 개그맨 김영민 씨.(사진: 취재기자 박상민)

해운대 해변 라디오 국장뿐만 아니라 해운대 문화놀이센터 센터장까지 역임하며 부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김영민 씨는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 해변 라디오·북 카페’를 찾아와 많은 문화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대 해변 라디오가 해수욕장의 해변 방송으로는 처음”이라며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해운대를 통해 해변 라디오가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우수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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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구보안관 2017-05-17 13:27:14
와 해운대에 이런게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