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 지고 VR체험 뜬다...인형뽑기 가게 장사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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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뽑기 지고 VR체험 뜬다...인형뽑기 가게 장사진 옛말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5.0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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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새 인형뽑기 상점 썰렁..."소비자 취향 변덕스러워" / 박영경 기자
부산 번화가인 남포동에 가운데 위치한 인형뽑기 가게. 최근 인형뽑기 가게가 한산해졌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작년 말 도심 번화가를 뜨겁게 달궜던 인형뽑기의 인기가 삽시간에 수그러들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인형뽑기 상점도 언제 붐볐냐는 듯 최근 손님 발길이 줄고 한산해졌다. 가게 내 인형뽑기 기계가 수십 대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8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어느 인형뽑기 가게에는 고객이 열 사람도 채 되지 않았다.

한동안 인형뽑기에 빠져 용돈과 월급을 쏟아붓던 정하림(22) 씨도 요즘은 인형뽑기 가게에 발길을 끊었다. 그는 “예전에는 무언가 홀린 듯 인형뽑기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함지애(22) 씨도 “예전에는 인형 모으는 재미가 참 쏠쏠했는데 요즘은 침대 위 인형이 처치곤란 상태”라며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한동안 ‘인형뽑기 기계 인형 잘 뽑는 법’, ‘인형이 잘 뽑히는 기계의 특징’, ‘인형이 잘 뽑히는 상점’ 등 인형뽑기 매니아들의 인형뽑기 공약 등이 SNS를 통해 공유되곤 했으나, 요즘 SNS에 인형뽑기와 관련된 게시글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정도가 됐다.

반면 소비자들이 새롭게 눈길을 돌린 곳이 가상현실, ‘VR’이다. 게임방 내부 또는 작은 VR체험관 형태의 상점이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VR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인기 VR 게임으로는 한 방송에서 장동민이 체험해서 화제가 된 ‘고층 건물 끝에 놓인 케익 가져오기’ 등이 있다.

VR체험관에서 고층빌딩 끝 케익 가져오기 편을 체험 중인 김수빈 씨는 VR체험 중 울음을 터뜨렸다(사진: 김수빈 제공)

김수빈(22, 부산시 서구 대신동) 씨는 VR체험관을 방문해 장동민이 체험했던 것과 같은 VR 게임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그는 “처음에는 가상현실이어서 당연히 하나도 안 무서울 줄 알았는데 너무 생생해서 진짜 무서웠다”며 “울음까지 터트린 데다 그때 무릎을 찧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모 씨도 “시작하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어버렸다"며 "그래도 미션(?)은 완수했다”며 웃었다.

VR체험 소식을 접한 김수연(23, 부산시 서구 대신동) 씨는 “그게 그렇게 무섭냐”며 “가상현실이라고 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들어보니 재밌을 것 같다”고 VR체험에 호기심을 보였다. 김지혜(26) 씨도 “번화가 지나다니다가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별로 흥미가 없어 그냥 지나쳤다”며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즐겨봐야 겠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러 가봐야겠다”, “미래에는 얼마나 더 생생한 기술이 나올까”, “안 무서울 것 같은데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 "인형뽑기가 그렇게 극성이더니 벌써 한물 갔냐"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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