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성인 게임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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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성인 게임에 노출
  • 취재기자 김선호
  • 승인 2013.04.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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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가 되는 청소년이용불가 CD게임들(사진: 김선호 취재기자)

 PC방에서 청소년들에게 금지되어 있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청소년들이 거의 제재 없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시빅뉴스 취재 결과 밝혀졌다.

 원래 PC 게임은 인터넷으로 로그인해서 사용하는 ‘인터넷 게임’과 CD로 되어 있는 게임을 PC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CD 게임’의 두 종류가 있다. 성인용 인터넷 게임은 로그인 ID를 만들어 성인 인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할 수 없지만, 성인용 CD 게임은 로그인 ID도 없고 성인 인증 절차도 없기 때문에, 관리자가 일일이 제재하지 않는 한, 청소년 PC 사용자는 그 PC의 CD 게임 폴더에 들어가서 게임을 불러오면 그대로 ‘19금’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제가 되는 청소년이용불가 CD 게임으로는 ‘GTA 4’를 비롯한 ‘GTA 시리즈’와 ‘레프트4데드,’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등이다. 이 CD 게임들은 과도한 폭력성과 선정성 때문에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성인용 CD 게임 중 하나인 GTA 4를 실행해본 결과 청소년이용불가 표기가 게임 구동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3월 30일 시빅뉴스에서 부산시 북구 화명동의 한 PC방을 취재한 결과 한 PC방 당 적게는 서너 명에서 많게는 열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성인용 CD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성인용 CD 게임을 하고 있었지만, PC방 업주들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PC방에 있던 고등학생 문모(16) 군은 “GTA 게임을 하면 안 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옆에서 같이 게임을 하던 김모(16) 군은 “다들 (GTA를) 하고 있고, 딱히 하지 말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화명동의 다른 PC방에서도 GTA 4를 즐기는 청소년들이 여럿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게임 상’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인을 폭행하고, 살해하기도 했으며, 절도도 했다. GTA 4 게임을 하는 중학생 이모(14) 군은 “어차피 게임일 뿐인데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TA 시리즈는 높은 폭력성과 선정성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게임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에서는 “GTA 시리즈가 폭력의 정도와 표현이 매우 사실적이고, 성행위 등의 선정적인 요소, 차량 절도 같은 범죄 등의 내용 때문에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판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GTA 시리즈에서는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차량 절도나및 강도 행위가 가능하다. 또한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행위도 게임 사용자가 할 수 있다. 심지어는 게임 중 영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매춘부와 성관계하는 소리, 스트립쇼 클럽 소리, 여자 친구와의 성관계 소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레프트4데드는 좀비와의 전투가 주된 내용이다. 게임 진행 중 전투에서 좀비를 공격하면 잘린 신체에서 피가 튀는 모양이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과도한 혐오감과 공포감이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게임이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테러범과 전투를 소재로 한 게임이다. 전투에서 등장하는 폭력은 그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며 잘린 신체가 적나라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에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특히 GTA 시리즈는 이미 모방 범죄까지 발생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니넷 코리아의 2012년 8월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술에 취한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김모(17) 군 등 10대 청소년 오토바이 폭주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 이들은 GTA 4 내용을 흉내내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경찰서 조사 과정에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PC방 사업주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을 청소년에게 제공하지 말아야한다. 이 게임법은 이를 위반한 사람에게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단속은 어려운 형편이다. 부산 북부경찰서 생활질서계 담당자는 “수시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재 장치가 없어 힘든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에 대한 112신고가 접수되면, 지구대에서 현장 확인을 하지만, 신고횟수가 없었다”고 담당자는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이 성인용 CD 게임을 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왜냐하면 PC방 직원들이 청소년 고객들이 성인용 CD 게임을 하는지 일일이 검사해야하기 때문이다. 화명동의 한 PC방 업자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하는 청소년을 볼 때마다 제재하지만 나중에 다시 시작할 수도 있으니, 손님이 많을 때는 재제할 형편이 못된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 경기도 남양주, 전남 여수의 일부 PC방과 시빅뉴스가 전화 취재한 결과, 이 지역들에서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성인용 CD 게임이 PC방에 설치되어 있고 청소년 고객들이 이를 이용해도 별다른 단속이나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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