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들이 남긴 총상에 아직도 악몽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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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이 남긴 총상에 아직도 악몽 시달려
  • 취재기자 이현경
  • 승인 2013.04.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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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캡틴이면 영원한 캡틴"..석해균 선장 단독 인터뷰

 "삶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그날의 악몽.... 해적들이 내 몸에 남긴 그 총상은 아직도 볼 때마다 온 전신을 얼어붙게 한다." 2011년 1월, 대한민국 해군 청해 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이 이렇게 말했다.

 석 선장은 귀국 후 그날의 악몽을 되살리고 싶지 않다며 각 언론사의 거듭된 취재 요청을 고사해왔으나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가까스로 말문을 열었다.

 석 씨는 사건 후 겪고 있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총상 사진만 봐도 내 생각과 무관하게 저절로 몸이 바짝 굳어 긴장하게 된다”며 2년이 지난 지금도 악몽은 내 곁에서 없어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석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을 때 가슴, 왼팔, 양다리 등에 총 여섯 군데 총상을 입었다. 그 총상은 석 선장의 생활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고 이후 왼팔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그는 “일상생활에 항상 지장을 받는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이 나로선 견디기 어려운 상처다”라고 말했다.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석 씨는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소리라며 “왼팔의 고통은 24시간 동안 날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 씨는 고통이 있다 보니 몸이 편한 소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좋은 변화는 없느냐는 질문에 “왼손 때문에 아내의 도움이 필요한데 덕분에 항상 가족들과 붙어있어 좋다”고 말하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40년 동안의 선원 생활을 끝낸 석해균 선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선장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희생정신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만 위험을 피하려 한다면 그것은 리더가 아니다. 부하를 먼저 생각하고 희생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캡틴 정신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때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 한번 캡틴은 영원한 캡틴이다”라고 말했다.

 석 선장은 어렵고 고상한 말에서 보다 쉬운 말 속에서 더 좋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절대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자신감을 있게 모든 것에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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