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하나 없는 답답한 부산시민공원, "누구 위한 공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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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하나 없는 답답한 부산시민공원, "누구 위한 공원인가"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4.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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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라인 접근 금지하기도 ....."관리 편하게 하려고 시민 편의는 외면" / 박영경 기자

날씨가 풀리면서 부산 시민공원에 시민들이 몰리고 있지만 터널분수 등 시설 곳곳이 제대로 관리가 안돼 시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 공원에는 거울 연못, 뽀로로 도서관 등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시설들이 많다. 터널분수 시설이 있는 호수 위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다리가 놓여져 있다. 다리 위 난간이 없고 호수의 수심도 발목 정도 깊이여서 어린이들의 접근이 쉬운 데에 비해 수질 상태가 좋지 않다.

거울연못 물가에서 아이들이 손을 뻗고 놀고 있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지난 주말 어린 동생과 함께 시민공원으로 나들이간 서안나(22,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아이들이 더러운 물로 장난치는 것을 보고 물 속에 세균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물을 좋아해 보자마자 달려가더라”며 “물이 더러워 물에는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서 씨는 “시설이 너무 넓은 탓인지 수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모(35) 씨도 “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공지해놨다 하더라도 미관상 좋지 않을 뿐더러 아이들이 손만 잠깐 담궈도 면역력이 약해 세균 감염이라도 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공원 내 행사 및 공지사항을 알리는 현수막에도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및 이용수칙 공지는 없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홍성우(23, 대구시 북구) 씨는 시민공원에 쓰레기통이 없다고 불평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후 그 쓰레기를 공원에 있는 내내 들고 다녀야 했다”며 “공원인데 어떻게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하나도 없냐”고 지적했다. 김지혜(26) 씨도 “쓰레기통이 없으면 없다고 공원 입구에 크게 써 붙여 놓았으면 좋겠다”며 시민공원 내 쓰레기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송민주(22,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씨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시민공원을 방문했다가 헛걸음을 했다며 하소연했다. 부산 시민공원은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으로 공원 내에서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등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 송 씨는 “시민공원이 얼마나 넓은데 스케이트보드나 인라인을 탈 수 있는 공간이 없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시민공원 내에는 자전거가 남북으로 통과할 수 있는 통과도로만 있을 뿐 따로 자전거 및 인라인 등의 산책로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시민공원 측은 3주에 1회씩 거울연못을 수동청소한다고 밝혔다. 부산 시민공원 관계자는 “매일 2회씩 여과장치를 가동한다”며 “수시로 오염 상태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4월은 꽃가루가 많이 날려 오염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 전에는 청소를 한 번 더 해 오염물질은 다 걷어낸다”고 덧붙였다.

부산 시민공원 고객센터 및 일부 담당자는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기대효과에 대해 “정책적인 부분이라 답변하기 힘들다”며 “정책담당자와 연결시켜 주겠다”고 답했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의 취지를 알기 위해 세 번의 통화를 거친 뒤 얻은 답변이다.

부산 시민공원 정책 관계자는 시민공원이 ‘3무 공원(금연, 금주, 쓰레기 없는 공원)’이라 현재는 쓰레기통을 처음보다 많이 줄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행사 및 이용객 많은 날은 추가로 쓰레기통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정책 담당자는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시행으로 쓰레기봉투비와 인력 등 예산이 많이 감축됐다며 “감축된 예산은 부산시에서 진행하는 다른 사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생활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로 2014년 5월 시민공원 첫 개장 후 직원들이 밤낮으로 쓰레기만 주웠다”며 “지금은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이 많이 정착된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이점이 크다”며 “한 시간에 한 번씩 공원 내에서 방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원 내 인라인 스케이트 및 자전거, 스케이트 보드에 이용에 관련해 정책 관계자는 “유아용은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공원 이용에 대해 관련 불만 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일부 시민들은 “가져온 쓰레기야 되가져가겠지만 공원 내에서 생긴 쓰레기는 어떡하란 말이냐”,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은 시민들이 실천해야 하는데 고객센터도 답을 못해주면 어디서 듣냐”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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