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리뷰, 알고보니 마케팅"…'트윈슈머'들 우울한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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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리뷰, 알고보니 마케팅"…'트윈슈머'들 우울한 실망
  • 취재기자 박찬영
  • 승인 2017.04.20 20: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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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화장품 등 개인 리뷰 가장한 광고 기승...올바른 리뷰 문화 정착 시급 / 박찬영 기자

이윤선(22) 씨는 물건 구매 전 리뷰를 꼼꼼하게 살펴본 후 제품을 구매한다. 얼마 전 그는 "촉촉하고 지속력이 길어 강력 추천한다"는 리뷰를 보고 M사 립스틱을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구매한 립스틱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직접 사용해보니, 리뷰와 달리 촉촉했지만 갈수록 더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났다. 또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고 했지만 밥을 먹은 후엔 입술색이 다 사라졌다. 이 씨는 “이번에 구매한 것도 실패”라며 “리뷰에 속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보니 이제는 리뷰들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이 블로그나 SNS 속 리뷰나 입소문 등 타인의 소비 경험을 참고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트윈슈머(twinsumer)'라 부른다. 트윈슈머는 쌍둥이(twin)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이 트윈슈머를 겨냥한 기업들의 리뷰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다수의 블로그나 SNS에는 개인의 리뷰를 가장한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실제로 한 유명 블로거는 “많은 블로거들이 기업의 협찬을 받고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개인의 리뷰라는 가면을 쓴 광고가 많은 트윈슈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박모(22,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씨도 물건을 구매하기 전 리뷰를 꼭 찾아보는 트윈슈머다. 요즘에는 리뷰를 살펴보아도 선뜻 물건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리뷰에 칭찬밖에 없던 구두를 구매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품의 리뷰에 단점이 없으면 좋은 상품인 줄 알고 구매했다”며 “한 번 속고 나니 다 광고 같아서 구매하기 전 참고할 만한 리뷰가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인터넷 포털사이트 N사에서는 건강한 리뷰 문화 캠페인인 ‘그린 리뷰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의 주 내용은 블로거가 원고료나 제품을 제공받고 리뷰를 작성할 때는 기업의 지원을 받았다고 반드시 명시하자는 것이다. 또, 기업의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솔직하고 객관적인 리뷰를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N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그린 리뷰 캠페인’ 포스터(사진: 포털사이트 캡쳐).

캠페인은 약 7년간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대학생 오승현(21) 씨는 제품 구매 전, 블로그나 SNS에서 제품의 후기들을 찾아봤다. 하지만 캠페인에 따라 반드시 써야하는 "이 포스트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습니다"라는 문구 때문에 오히려 의심만 커졌다. 그는 “돈을 받고 작성했으니 제품의 장점만 말한 리뷰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자신이 직접 구매한 사람의 후기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블로그 포스트 하단에 기업의 스폰서쉽 여부가 명시되어 있다(사진: 블로그 화면 캡처).

소비자들은 협찬을 받지 않고 직접 구매한 사람의 리뷰를 찾아 헤매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블로그에 게시된 리뷰는 협찬 받은 리뷰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에 사는 임승혜(22) 씨는 원고료를 받았다는 후기는 믿을만한 후기인지 의심이 돼 직접 구매한 후기를 찾으려 애쓴다. 임 씨는 “직접 구매한 후기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며 “특히 화장품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기업의 리뷰 마케팅 일종으로 이용되고 있다. 개인 리뷰를 가장한 댓글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한다. 박수빈(21,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씨는 페이스북에서 사고 싶은 화장품을 구매한 사람의 댓글을 살펴봤다. 처음에는 좋은 댓글만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게시물의 댓글에는 "댓글들 다 광고인 듯", "전혀 이렇지 않아요’"는 부정적인 글들이 달렸다. 박 씨는 “댓글의 반응을 보고 난 뒤 살 마음을 접었다”며 “장점만 적은 리뷰를 보면 ‘이것도 광고는 아닐까?’하고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광고성 리뷰가 늘어나 리뷰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올바른 리뷰 문화가 정착돼야한다”며 “리뷰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해야 리뷰를 통한 마케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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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아 2017-05-09 02:52:10
완전공감합니다 광고블로그지겨워요

깡구 2017-04-21 21:54:54
트윈슈머라는 단어는 처음 접해요~^^
저도 상품리뷰했지만..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해서 무조건 다 장점만 쓰지말고,보완점도 함께 쓴다면
기업도 보완할수도 있고 좋지 않을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