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장소였는데..." 해운대 '스펀지' 폐업에 시민들 아쉬운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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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장소였는데..." 해운대 '스펀지' 폐업에 시민들 아쉬운 반응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4.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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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끝에 13일부터 폐업정리 세일 시작...철거 후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 / 박영경 기자
스펀지 외관. 스펀지는 한 동안 해운대 일대에서 젊은이들의 미팅포인트 역할을 맡았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스펀지로 와~", "스펀지에서 보자!" 

부산 해운대 구민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쇼핑센터 스펀지가 경영난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5년을 함께 한 시민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스펀지 폐업이 결정됐다.

영화관, 음식점, 의류 매장 등을 다양하게 갖춰 번듯한 쇼핑센터의 모습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었다. 현재는 13일 시작돼 한 달 간 진행되는 폐업 정리 세일 매장들만 늘어서 있을 뿐이다.

폐업 정리 할인 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분주한 가운데에도 밝은 표정을 찾기는 힘들었다. 상인들도, 매장 관리 및 횡령 등 부정행위를 감독하는 관리인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기자의 질문에 간단한 대답조차 마다했다.

매장관리 및 판매 금액 횡령 여부 감독 및 장부 작성을 담당하는 노란 조끼를 입은 관리인(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폐업하고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스펀지 2, 3층(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할인매장이 자리한 1층을 제외하고는 기존 스폰지 매장을 열었던 상인들이 떠나서 휑한 빈자리가 폐업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스펀지 폐업 할인 매장에서 몇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모(63) 씨는 다음에 들어설 업체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김 씨는 "하나가 끝이 나면 또다른 하나가 시작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손해배상에 관한 부분은 이해관계에 맞게 잘 끝났다는 일부 업체의 뒷소식만 건너 건너 들었을 뿐 정확히 아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해운대 로컬 쇼핑센터 스펀지에 애정을 쏟아부었던 해운대 구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수정(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우리에게는 스펀지가 추억이 담긴 장소인데 없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강주화(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도 "해운대 사람들은 거의 다 거기서 만났다"며 "없어지기 며칠 전까지도 자주 들렀었는데 갑자기 문을 닫아 당황스럽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폐업 할인으로 분주한 스펀지 1층 내부(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부산일보는 스펀지 폐업 후 그 부지가 철거돼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운대 구청 관계자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심의안이 들어오면 인허가할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해운대 주민들에게는 다소 갑작스런 스펀지 폐업 사실에 그들은 여전히 씁쓸한 마음을 덜어내지 못하고 있다.

스펀지로 가는 골목에 그려진 어린왕자 벽화(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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