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연설문, 표절인가 오마주인가...'오바마 코스프레' 논란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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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연설문, 표절인가 오마주인가...'오바마 코스프레' 논란 비등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4.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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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얻은 것" 해명에 "수사학 차원 베낀 것" 비판 / 정인혜 기자
안철수 대선후보가 연설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연설문은 지난 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등장했다. 이날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안 후보는 “이 나라는 진보의 나라도, 보수의 나라도 아닙니다. 국민의 나라입니다”, “이 나라, 청년의 나라도, 어르신의 나라도 아닙니다. 국민의 나라입니다”, “이 나라, 남자의 나라도, 여자의 나라도 아닙니다. 국민의 나라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연설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과 문장 구조가 동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일석마케팅연구소 고일석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그는 문제가 된 문장에 대해 “안철수 수락연설문의 저 부분은 오바마의 연설을 그대로 따온 것”이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나, 수사학의 차원에서 이것은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연설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진보적인 미국도 없고, 보수적인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 있습니다", "흑인의 미국도, 백인의 미국도 없습니다. 라틴계의 미국도, 아시아계의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There‘s not a liberal America and a conservative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re's not a black America and white America and Latino America and Asian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안철수 후보 연설문과 오바마 원문의 문장 구조가 거의 일치하고 일부 단어만 바뀌었다. 

이 밖에도 안 후보의 연설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청년들, 꿈꾸게 하겠습니다. 여성들, 꿈꾸게 하겠습니다. 온 국민을 꿈꾸게 하겠습니다”라는 부분이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그대로 따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지난 1963년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연설을 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후보 측은 표절이 아니라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 측은 “표절이 아니라 오마주(존경의 의미로 모방하는 것)”이라며 “젊고 매력적인 대통령, 국민 통합이라는 의미에서 좋은 문구를 인용, 발전시킨 것을 표절이라고 트집 잡는 것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네이트 아이디 ooll*** 씨는 “최순실이 써주는 연설문 읽는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연설문에서 단어 몇 가지 바꿔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뭐가 다르냐”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건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 qwer*** 씨는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국격 떨어지게 다른 나라 대통령 연설문을 그대로 쓰냐”며 “표절이어도 문제고, 아니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표절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네티즌 taer*** 씨는 “표절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인용되는 흔한 문장”이라며 “문제 될 것 없는데 괜히 오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는 또 다른 네티즌 gara*** 씨는 “안철수 지지율이 올라가니 말도 안 되는 흠집 잡기가 시작된 것 같다”며 “일반적으로 안 쓰는 형식의 단어나 문장이면 몰라도 누구나 일반적으로 쓰는 문장을 꼬투리 잡는 게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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