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연속 헛발질..."문재인 세월호 참사 책임" 막말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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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연속 헛발질..."문재인 세월호 참사 책임" 막말로 역풍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3.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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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의 파산관재인" 허위사실 폭로했다 정정 소동..."도넘은 노이즈" / 정인혜 기자
홍준표 지사의 막말행보에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캡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야말로 ‘노이즈 마케팅’의 전형이다. 특히 문재인 더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방송토론을 통해 허위사실로 비판에 나섰다가 역풍까지 맞았다.

홍 지사는 지난 29일 MBC <100분 토론>에서 세월호 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당시 유병언 회사에서 파산관재인으로 활동했다"며 "문 전 대표도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이날 문 전 대표를 겨냥, “세월호 유병언이 노무현 정권 때 1150억 원을 탕감 받았다”며 “이것이 세월호 참사의 사실상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노무현 정부에서 세모그룹에 공적 자금 1153억 원이 들어갔기 때문에 유병언이 재기할 수 있었다”며 “그 뒤 유병언 회사에서 파산 관재인으로 문재인을 선임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문 전 대표도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 

이어 “당시 문제점들이 다 세월호에 관련돼 있다”며 “본선에서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내가 집권하면 싹 다 조사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는 유병언의 회사가 아니라 유병언의 피해자로, 은닉재산을 찾아 채무를 받아 내야 하는 신세계 종금의 파산관재인을 맡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채무탕감도 당시 정권 측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 선거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홍 지사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캠프 측은 “기본적인 사실마저 왜곡하는 허위 정치공세가 자유한국당의 전매특허라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후보자 선출이 마무리된 후 홍 지사에 대한 추가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캠프 측은 이어 “근거 없는 ‘가짜 뉴스’의 출처는 역시 자유한국당이었다”며 “문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와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유통하고 있는 한국당 관계자들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사진: YTN 뉴스 화면 캡처).

이에 대해 홍 후보는 30일 오후 "어제 이야기했던 것 중에 일부 오해가 있다"며 "문 전 대표가 유병언 '관련 회사'의 파산관재인을 했다고 이야기가 돼야 하는데 마치 유병언 회사의 파산관재인을 한 것처럼 들려 당에서도 잘못 이야기한 것 같다"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홍 후보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문 전 대표를 겨냥, “민주당 1등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출마 선언식에서도 막말 행보는 이어졌다. 홍 지사는 이날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질문에도 “사실로 드러날 시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겠다”고 같은 답변을 하는 등 세 차례나 말을 반복했다.

홍 지사의 막말 공격 대상은 민주당뿐 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3일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핵심 친박계 의원들을 “양아치”라고 비판했다.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검찰”이라며 “정치 성향이 농후한 검사들이 하는 게 특검”이라고 말해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29일에는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었다”며 “탄핵을 당해도 싸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홍 지사는 정의당 소속 경남도의원을 “쓰레기, 개”라고 비하하고 경남도민들의 주민 소환 청구에 대해 “개 같은 경우”라고 발언해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홍 지사가 막말 공세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이라고 평가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와해된 보수를 결집하고, 문재인 대항마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홍 지사의 막말 행보에 대해 “진영논리 부활을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보수와 진보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야 홍 지사에게 유리하다”며 “홍 지사의 막말은 철저히 계산된 작전”이라고 말했다. 진영논리가 부활하면 자연스럽게 홍 지사가 보수층의 대표 대선주자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확실한 자기편으로 단단한 지지층을 만들겠다는 계산”이라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홍 지사는 보수진영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 상대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오는 31일 한국당 후보 결정 이후 후보 단일화가 추진되면 홍 지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 현장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 선출일은 오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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