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의 소통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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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의 소통 방법
  • 부산광역시 연태호
  • 승인 2013.01.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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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중앙일보 기자는 자신이 낸 책 '나는 보수다‘에서 ’리버럴 강박증‘이라는 개념을 말한 적이 있다. 리버럴 강박증이란 한국에서만 통하는 신화(神話)로 지식인은 모름지기 진보적이어야 하고 당사자들 또한 그걸 당연시하고 있으며, 누구도 그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보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나 페이스 북 등 SNS에서 자신이 보수라고 커밍아웃을 한다면 여러 사람들로부터 지탄받는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화 시 자신의 정치색을 없애거나 진보라는 페르소나에 숨어 산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언제부터 ‘진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는지 알아보고 진보 세력이 어떻게 득세할 수 있었는지 그들의 화법을 말해보려 한다.

▲ 김민배 관훈 클럽 총무 발제문 2012.2.24

진보 쏠림 현상
대한민국에서는 2011년 하반기부터 진보 쏠림 현상이 시작되었다. 그 중심에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있다. 바로 ‘2011 무상급식 지원범위에 간한 서울특별시 주민 투표’와 ‘2011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다 이 두 투표에서 보수와 진보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주민 투표 당시 진보 세력에서 주장된 ‘투표를 하지말자’라는 슬로건이었다. 이는 투표율이 33.3%가 넘으면 개표를 하게 되므로 무상급식 지원이 안 될 수 있으니 아예 투표 무효화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 즉 모든 학교의 전 학년 학생들이 소득에 관계없이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을 관철시키려고 했다. 이 슬로건은 무상급식에 대한 투표 자체를 ‘나쁜 투표’라고 칭하며 투표 자체를 거부했다.

또한 2011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는 진보 세력의장이었다. 트위터에서는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이외수 등 진보인사들의 발언으로 진보 진영의 힘이 한층 실렸다. 또한 나꼼수 등 팟 캐스트들의 신랄한 ‘보수 까기’가 함께 힘을 가하자 거기에 매료된, 특히나 젊은 2030세대들은 한층 더 진보를 외치기 시작했고 대학생들의 우상이었던 안철수 교수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와 박 후보의 전국 일주 후 닳고 닳은 구두로 자신의 서민의식을 어필하자 박 후보의 인기는 점점 더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반면 보수 진영의 나경원 후보는 이러한 SNS의 힘을 정확하게 캐치해 내지 못했고 고가 피부 관리실 출입, 부모의 사학 재단 논란, 트위터에서 자화자찬 알바를 둔 것, 또한 TV토론에서는 상대방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계속했다. 이런 방식으로 나 후보는 기존의 정치권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 선거운동을 했다. 즉 젊은이들의 감성코드인 “감동”과 “재미”는 나 후보와 관계가 없었고 이러한 자충수들 때문에 나 후보는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하고 만다.

SNS의 힘
위의 두 투표에서 진보 세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SNS의 힘 때문이다. 여기서 보이는 현상은 바로 1:99의 법칙, 즉 1명의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가 99%의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민배 관훈 클럽 총무(조선일보 뉴미디어 실장)는 자신의 세미나에서 “트위터를 살펴보면 ‘1:99’의 법칙이 통한다. 이 법칙은 실제 1%에 못 미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 주장을 하면 9%의 에디터 역할을 맡는 트위터리안이 이를 전파하고 나머지90%가 리트윗하며 확산시키고 받아들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서울 시장 재보선 당시였다. 선거당일 오후 3시 ‘선거대책위 긴급속보’라는 형식의 메시지가 박원순 지지자들을 급히 모아 ‘퇴근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좌파 진영의 3,300여 명의 트위터리안이 적극 활동했는데 실제로는 20~30여 명이 벌언을 하면 무한 리트윗이 일어나면서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을 들었다.

SNS상의 소통방식과 그 한계점
이렇게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무한 리트윗을 통해 쉽게 넘어가 버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Cass R. Sunstein 교수는 인터넷(SNS)의 한계점에 대해 몇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그중 첫 번째로 선스테인 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토론은 감성적 토크가 이성적 토론을 압도한다”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논리 정연하고 사실이 명확한 fact보다는 삼성, 감정을 호소하는 글을 더 선호한다. 예를 들어 소설가 공지영 씨의 국내선 1등석에서 부자 여성들은 한미 FTA를 찬성한다며 현기증이 날 것 같다는 식의 트위터를 올렸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사실이라 믿고 수많은 리트윗을 했으나 사실 그것은 공 씨의 거짓말이었다

▲ 조선일보 2011.12.05

또한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제주 해군 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발파를 반대하며 천연 기념물이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지도 않는 바위 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 Don't Kill Kangjung Kurumbi(DKKK)라는 구호를 외치며 해군 기지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해군 정부를 비난하며 트위터를 통해 반대 세력을 모았다.

다시 말해, 인터넷(SNS)는 이런 감성적인 토크들로 이루어져 있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선스테인 교수의 지적과 일치한다.

두 번째에서 선스테인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커뮤니티나 소셜 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든 불로그들의 집합을 말하는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식의 연결은 주로 끼리끼리 이루어지고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은 아예 접하지도 않고 ‘비이성’적인 것으로 매도하는 ‘선택적 노출’이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이 점은 인터넷의 개방성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인터넷은 자신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촉이 가능하다. 그렇게 만나서 마음이 맞으면 하나의 공간(sphere)를 형성하며 그 공간에는 남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타인을 만나면 벽을 쌓아버리고 무시해 버린다. 이것은 인터넷의 장점 중 하나인 자유로운 토론장의 모숩이라고는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루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더욱 첨예화시킨다.

위의 두 가지 내용을 볼 때 인터넷은 오히려 자유로운 토론장이 되기보다는 선동의 도구로써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실로 그렇게 이용되고 있다.

바로 위의 말, 사진만 본다면 누구나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강정 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한 조작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리트윗을 통해 마치 공권력이 시위대를 폭력 진압했다는 사실로 알려져 수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소통 방법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소통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감정에 치우친 선동문구로 여론을 설득하기보다는 사실에 입각한 자료로써 여론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정치인은 국민들과 소통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들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국민을 내려다보기보다는 목에 힘을 풀고 여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을 떠나 그들은 국민보다 힘 있고 강한 자들이다. 현재의 소통에 대한 단점들을 고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점점 더 퇴보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단점들을 고치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아니 대한민국은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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