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 피해 산후조리원 간다고?" 유력지 '무심 보도'에 산모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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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 피해 산후조리원 간다고?" 유력지 '무심 보도'에 산모들 분통
  • 취재기자 한유선
  • 승인 2017.03.17 12: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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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외 출입금지는 위생문제 때문일 뿐" "언론이 고부갈등 부추기다니"... 황당 반응들 / 한유선 기자

지난 14일 조선일보가 ‘며느리들 몰리는 시부모 출입금지 산후조리원’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자, 산모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요즘 일부 산후조리원은 위생상의 문제를 들어 지정된 1인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는 며느리들이 시부모들을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남편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산후조리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고부 갈등이 심화된다는 내용.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며느리들 몰리는 시부모 출입금지 산후조리원' 기사(사진: 조선일보 기사).

이 기사를 접한 산모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설희(33, 서울시 강동구) 씨는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직후 양가 부모님들께 태어난 아기를 보여드렸다. 박 씨의 말에 따르면, 자연 분만인 경우에는 3일 정도, 그 외의 경우에는 10일 정도 병원에 입원했다가 산후조리원을 가기 때문에 그 전에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박 씨는 “그 때 보시고 산후조리원에 가 있는 약 2주 정도 동안만 아이를 못 보는 건데 며느리들이 아기와 시부모를 갈라놓았다는 식의 보도가 나와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김혜진(32, 수원시 영통구) 씨도 조선일보의 기사가 요즘 며느리들이 이기적인 것처럼 보도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김 씨는 자신이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이었기 때문에 면회를 일체 금지시키는 등 더욱 더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산모들도 조리원에서 밤새 수유하랴, 프로그램에 참여하랴 바쁜데, (기사가) 산모 처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시부모들이 손주가 보고 싶은 것만 생각한다“고 푸념했다.

오는 4월 출산 예정인 박정인(34, 부산시 강서구) 씨는 기사 내용 중 한 친정 부모가 시부모에게 아이를 보여줘야 하니 조리원을 바꾸라고 딸에게 말했다는 부분을 읽고 깜짝 놀랐다. 박 씨는 이 기사를 보고 "아직도 친정 부모는 딸 가진 죄인인가 싶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출산 후에 들어갈 산후조리원을 외부인 면회가 안 되는 곳으로 정했다는 박 씨는 해당 기사에 대해 “외부인으로 인한 감염 문제가 심각한데 산후조리원에서 면회를 막는 이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줬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실제로 산후조리원에서 외부인 면회를 막는 가장 큰 이유로 제시하는 게 위생 문제다. 최근 전북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생했던 로타바이러스가 다시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발생해 요즘 산후조리원 측에서는 위생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면역력이 약한 생후 3~35개월 사이 신생아와 영유아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로타바이러스 유행 사례 중 80%가 산후조리원이나 산부인과 신생아실로 꼽혔다.

부산시 사하구의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산모들이 출산한 지 얼마 안 돼 면역력이 약하고, 신생아들이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정인 1인 외는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부모를 피하기 위해 면회를 통제하는 조리원을 찾는 산모들이 실제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조리원을 예약하는 것은 산모 개인의 선택이라 병원으로선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문객들이 너무 많으면 병원 측의 위생 관리가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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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2017-04-30 19:17:32
남편 1명만 출입하게 한다면 그런 오해가 생길수 있고 손자 보고싶은 어른들은 안타까울 수도 있고 하겠네요
주출입자는 1명 부출입자 1명 이런 방법으로
출입 할 수 있게 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