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그 답답한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인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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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그 답답한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인물을 보자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3.14 22: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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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 창간 기념 기획 시리즈(1)] 이제는 대선이다. 후회없는 선택 / 정혜리 기자

[시빅뉴스 창간기념 기획시리즈] 이제는 대선이다, 후회 없는 선택

지난 10일 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함에 따라 제 19대 대통령을 뽑는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5월 9일로 확정됐다. 시빅뉴스는 창간 4주년을 맞아 격랑 속에 휩싸인 대한민국호를 제대로 이끌 올바른 지도자 선택에 관한 4부작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다.

1. 진영논리 벗어나서 인물을 보자

2. 정책선거 정말 안 될까?

3. 세대별 투표갈등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4. 2017 청년의 선택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바랐던 국민들은 넉달 동안 주말마다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들었다. 누적기준 총 1500만 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세웠다. 탄핵 심판에 이어 조기 대선을 앞둔 지금 국민의 기대는 적폐 청산과 대의민주주의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5년 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는 보수세력이 상대적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박근혜 대 문재인, 범보수 대 범진보 대결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19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주도로 탄핵 심판이 이뤄지면서 보수보다 진보쪽에 무게가 실린 채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장기간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 추이도 이런 구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가 보수와 진보, 네편 내편으로 갈려 싸우는 진영논리에 매몰돼 있었다면 2017년 조기대선은 적폐청산과 대의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시대정신으로 진영논리를 부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까지의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주자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강세를 보인다. 중도를 표방하는 대선주자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나섰고 개혁보수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움직이고 있다. 잠재적인 보수쪽 유력주자였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5일 불출마를 선언해 가뜩이나 후보난에 시달리는 보수세력에서는 더욱 힘든 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된 후 치러지는 대선이어서 그런지 차기 대선주자들 역시 과거처럼 좌우 진영논리를 앞세우지 않고 있다. 진보 그룹에서도 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보수적으로, 보수 그룹에서는 복지, 경제 문제에 진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금껏 극단적으로 갈린 양극화 대결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 안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게다가 진보뿐 아니라 보수 세력까지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을 주장하고 있어 이번 대선은 진영논리보다는 후보 개개인이 어필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는 작금의 엄중한 상황에서 누구를 차기 대통령으로 뽑아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유권자들의 고민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민주당의 대표 주자인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3명의 지지도를 합하면 대선후보 지지율 50% 이상이고 민주당 당 지지율도 50%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논란은 있다. 부동의 1위 문재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꼭 ‘대세’ 문재인이 아니고 누가 나가도 승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도 간파된다.

안희정 지사는 ‘선의’ 논란에 이어 ‘대연정’ 주장에 걸려 가파르게 상승하던 지지율이 다소 하락세에 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 건설보다 중요한 것은 70년간의 적폐 청산이라는 주장이 여론의 힘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분열과 반목을 끝내고 화합과 통합을 위해서는 대연정이 필요하다는 안희정 지사의 주장은 당내에서 강한 반발에 직면해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은 야당끼리 힘을 모으면 얼마든지 의회를 통한 개혁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에 적폐세력과 손잡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13일 오후 처음 진행된 5개 방송사의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도 대연정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졌다.

이재명 시장은 ‘막말’, ‘급진파’ 이미지에 안희정 지사와의 지지율 대결에서 밀려났으나 최근 TV출연, 후보 토론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당내 경선이 본선이라고 불릴 만큼 민주당의 경선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진보진영이 여러모로 우세한 가운데 보수진영은 아직까지 마땅히 내세울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유당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만 10명이 넘는다.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후보로 나선다. 유승민 의원은 ‘인물론’을 들고 나와 정권교체, 정치교체, 세대교체보다 사람을 보라고 주장한다. 유 의원은 시대에 필요한 개혁을 자신이 해낼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보수세력이 어떻게 결집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동 사저에 정치적 진지를 구축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처럼 '삼성동계'라는 계파 정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장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이 보수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탄핵 불복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사저 정치' 또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치 관계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선거때마다 편가르기와 진영 논리에 휘말려 온전한 선택을 하지 못한 과거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선택의 기준을 달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많은 국민들이 실종 직전의 대의민주주의를 촛불광장에서 구해 낸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 유권자 개개인의 정치적 학습과 자각이 후보 선택의 기준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럴 경우 과거 정치판을 좌우했던 진영 논리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       

경성대 안철현 교수는 “박근혜 시대 세월호 사태, 국정교과서 때의 진영논리는 이미 지나갔다”며 “촛불혁명을 치르고 난 뒤 맞는 대선이기에 국민이 요구하는 적폐청산을 향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이번 대선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대선은 진영논리가 좌우했던 과거의 선거와는 전혀 딴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장 인물을 보기 시작한 유권자들은 후보 개개인의 도덕성과 리더십, 통합 능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적폐청산에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지도 재고 있다. 이제 남은 두달 동안 대선 주자들에겐 유권자들의 바뀐 눈높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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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2017-03-15 16:01:56
대연정.. 야당 대선주자가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달콤한 열매로 배를 채운,
전 새누리당 의원들과 손을 잡고, 통합이라는 허울을 쓰고,
보수표를 늘리겠다는것.
쉰밥에 물탄 국밥을 국민들에게 팔겠다는것인가?
애민정신이라는게 어려운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