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의 범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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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의 범어사
  • 취재기자 강지현
  • 승인 2013.01.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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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오전 10시부터 불기 2556년 석가탄신일을 맞아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했다. 법요식은 중생을 깨우치기 위해 울리는 명종((鳴鐘)의식을 시작으로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에 예를 갖추는 삼귀의, 향ㆍ등ㆍ꽃ㆍ과일ㆍ차ㆍ쌀 등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리는 육법공양,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큰 행사를 맞은 범어사에는 외국인들도 자주 모습을 보였다.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온 디 트레니오(프랑스)씨는 자신은 불교신자이며 절에 오면 마음이 편해져서 가족과 함께 자주 온다며 한국의 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천에 살고 있다는 트레니오씨에게 어느 절을 가봤는지 물어보자 “불국사, 부석사, 송광사에 가봤어요. 저번 주엔 하동에 있는 쌍계사에 다녀왔어요”라고 대답했다. 또한 다음 달엔 통도사에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앙상담, 기도법회, 49재 의식, 불공 등을 문의 받는 사무실인 원주실에서 일하는 무원보살은 ‘범어사는 접근성이 좋고 유명한 절이기 때문에 특별한 행사가 없는 날에도 외국인들이 자주 온다’라고 밝혔다. 절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을 위해 사찰에서 수행자들의 일상과 수행의 일부를 경험하는 사찰문화체험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에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석가탄신일에 절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들을 위해 범어사측은 한국과 불교의 전통 문화를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체험장을 선보였다. 한지로 연등 만들기, 염주 만들기등 체험행사장 한편에 외국인을 위한 부스를 따로 설치하고 외국어가 가능한 봉사자들을 배치했다.

문화 체험 부스에서 연등을 만들고 있던 톰 조나스(미국)씨는 자신을 모르몬교도라고 소개했다.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자신은 범어사는)종교적 성소기도 하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30여명 정도의 외국인 모르몬 교인들이 범어사를 방문해 전통체험을 즐겼다.

위르겐 스톨한스(독일)씨는 개중 탁본 체험에 크게 관심을 보였다. 올해 9월부터 시작하는 부산비엔날레2012의 참여 작가로 초대받은 스톨한스씨는 현재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해 한국에 체류 중이다. 스톨한스씨는 탁본 체험에 대해 ‘(탁본을 뜨는 과정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이라며 깊은 인상과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시선을 붙잡는 또 하나의 명물은 절을 가득 채운 연등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신도들의 소원을 달아놓은 오색 연등 수천 개가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무원보살은 “대웅전 앞마당에 걸린 것만 2천개가 넘고 범어사 전체에는 약 1만개의 연등이 달렸다”고 말했다. 최근 조계종 스님들의 도박, 룸살롱 출입이 발각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그로인해 작년보다 연등이 줄지 않았는지 물어보자 ‘수불스님(범어사 주지스님)이 워낙 청렴하고 인덕이 높으신 분이라 오히려 (작년보다) 연등을 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무원보살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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