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서비스, "문턱 너무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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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서비스, "문턱 너무 높아요"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2.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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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작동 오류 잦고 상담원 대응 무성의..."소득분위 산정도 납득 어렵다" 불만 / 박영경 기자
잦은 작동 오류로 대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E러닝(사진: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대학생 강량현(22, 부산 서구 토성동) 씨는 지난 학기 학자금대출 신청을 하려고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속만 잔뜩 태웠다. 학자금대출 진행 절차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 버튼이 눌러지지 않았기 때문. 10분 이상 소요되는 학자금 대출 설명 동영상 강의도 세 번이나 다시 들어야 했다. 강 씨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이런 현상이 반복되니 짜증이 나고 시간도 아까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나은(23,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씨도 친구의 학자금대출 신청을 도와주다가 화가 났던 적이 있다. 국가 장학금 주무 기관인 한국장학재단 고객센터와 통화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대응이 무책임했기 때문이다. 학기 등록 기간과 교내 장학금 지급 시기가 겹쳐 ‘이중 수혜’로 처리돼 한국장학재단에 전화했더니 상담원과 통화 연결되는 데에만 1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오 씨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 기껏 통화가 연결됐는데, 학교 측과 얘기된 바가 없으니 학교와 연락을 취한 후 다시 전화하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신청 절차에 많은 대학생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이트 이용에도 잦은 오류가 발생하지만, 고객센터 상담원 연결에도 기본적으로 30분~1시간 정도 걸려 대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김수연(23, 부산 서구 대신동) 씨는 “학자금 대출과 국가장학금 신청 절차가 간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모(22) 씨도 학자금대출 신청 필수 절차인 E-러닝 이수에 불편을 겪었다. 11단계로 구성된 E-러닝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잘못된 접근’이라며 재수강을 지시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장학재단 상담원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서 그렇다며 크롬 웹으로 재수강을 지시했다. 박 씨는 “크롬으로 들어가니까 보안프로그램 때문에 실행이 안 되더라”며 “원격으로 도와주겠다고 잠시만 기다리라더니 세 시간 뒤에야 연락이 왔다”며 분개했다.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소득분위(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국가장학금은 소득분위에 따라 수혜할 수 있는 장학금 액수가 다르다. 소득분위 산정은 가구 소득에 따라 0분위에서 10분위로 나뉜다. 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0분위에 가깝게 산정된다. 소득분위 산정 기준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워 일반 학생들이 산정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생 백지현(22, 부산영도구 동삼동) 씨는 장학금 지급 기준이 되는 국가장학금 소득분위가 10분위로 산정돼 황당했던 경험을 겪었다. 횟집을 운영하는 백 씨 부모는 작년 장사가 잘 안돼 세금까지 확 줄었는데도 여전히 소득분위가 최고 수준인 10분위로 나왔던 것. 백 씨는 이의 신청에 나섰지만 산정 기준이 매우 복잡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백 씨는 “소득분위 산정 기준이 너무 복잡하다. 주변에 보면 나보다 잘사는 친구들도 국가장학금을 수혜받고 있다로”며 억울해했다.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산정 기준 소득인정액(사진: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배진경(22, 부산 영도구 동삼동) 씨도 소득분위 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배 씨는 실질 소득이 적은데도 부모가 집과 차가 있다고 해서 소득분위가 무조건 높게 나오는 것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우리 같은 사람은 등록금 부담 줄이려고 성적 관리하고 온갖 프로그램에 다 참여하는데 어려운 우리집은 소득분위가 높게 나오고 누가 봐도 잘 사는 친구들이 왜 1분위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그 돈을 용돈으로 쓴다는 말을 들을 때는 진짜 화가 난다”며 속상해했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사진: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한편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2차 신청이 현재 진행 중이다. 2차 신청은 신입, 편입, 재입학, 복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등록금 납부 이후 소득분위에 따라 본인 계좌 통장으로 장학금이 지급된다. 재학생은 1차 신청이 원칙이나 신청 기간을 놓친 학생들을 위해 재학 기간 중 1회만 구제 신청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서 3월 9일 18시까지 하루 24시간 내내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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