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예능' 전성시대...채널마다 정치 토크쇼 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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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예능' 전성시대...채널마다 정치 토크쇼 선풍
  • 취재기자 김한솔
  • 승인 2017.02.24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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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썰전>, 채널A <외부자들> 등 ..."오락 요소 활용해 정치 이슈 쉽게 전달" / 김한솔 기자

'정치예능'이 바야흐로 방송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과거엔 예능·오락과 정치 이슈가 결합된 프로그램이 드물었다. 간혹 tvN의 <SNL>, KBS2의 <개그콘서트>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짧게 풍자 형식으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예외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JTBC의 <썰전>, SBS의 <대선주자 국민면접>, TV조선의 <강적들>, 채널A의 <외부자들>, MBN의 <판도라> 등 정치이슈를 전문으로 다루는 예능·시사 프로그램이 앞 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2011년 무렵 등장했던 ‘팟캐스트’를 넘어 이제 ‘정치예능’이 새로운 트렌드가 돼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정치예능이 인기를 얻고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요인으로, 과거 비교적 딱딱하게 정치이슈를 다루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오락적 요소와 다양한 출연자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직장인 문지환(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정치라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정치예능 프로그램은 적절하게 오락·예능적 요소를 활용해 시사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다”고 말했다.

송대성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가 요즘 들어 토론식 강의, 즉 하나의 '토크쇼'의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처럼 정치예능 또한 딱딱한 '정치 해설' 형식에서 벗어나 ‘예능’을 강조하면서 일종의 트렌드로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예능이 최근 인기를 얻으며 대세가 된 것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JTBC의 <썰전>이 <무한도전>을 제치고 한국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1위로 꼽혔다. 한국갤럽이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을 물은 결과, JTBC의 이슈 리뷰 토크쇼 <썰전>이 선호도 11.2%로 1위를 차지한 것.

방송 전문가들은 <썰전>이 1위로 선정된 것은 최근 국정농단·탄핵 사태와 차기 대선 등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폭한 것이 큰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의 시청률 집계에 따르면, 최순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전인 9월의 <썰전> 시청률은 4%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가 국민적 화제가 된 11월에는 8~9%대로 상승했다. 최근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정치 이슈를 많이 다루고 있는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강적들>도 4개월 연속 20위권에 들었다. 많은 시청자가 정치예능을 통해 청치 현안에 대한 이해 욕구를 충족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청자들은 실제로 정치예능을 통해 최근 정치 이슈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대학생 남강민(25, 부산시 사하구) 씨는 “원래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최근 이슈를 이해하는데 약간의 벽이 있다고 느꼈다”며 “그러나 정치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어느 정도 그 장벽을 허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정치예능 기획의도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실제로 ‘미디어오늘’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동희 <썰전> CP는 “정치, 시사를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썰전>은 나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쉽고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5년 고려대학교의 권오주, 민영 교수가 발표한 '정치 엔터테인먼트 시청이 정치 대화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 따르면, ‘정치 엔터테인먼트 시청’은 정치 대화에 대한 참여적인 태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정치예능은 정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수용자의 ‘정치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것.

권혁중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많이 나오면서 다양한 세대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정치예능’이 그 관심을 해소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앞으로는 정치예능 프로그램이 다양한 세대의 사회 문제 아젠다를 다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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