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열 명 중 여덟, "연애 상황 여친 부모에게 비밀유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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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열 명 중 여덟, "연애 상황 여친 부모에게 비밀유지 바람직"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2.23 05:1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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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조사, "여친이 자기 엄마한테 시시콜콜 알리는 것 싫어" / 정인혜 기자
미혼 남성 10명 중 8명은 여자 친구가 어머니에게 연애 상황에 대해 상세히 알리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두 달 후 결혼식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인 직장인 조모(30) 씨는 여자 친구에게 한 가지 불만이 있다. 여자 친구가 자기 어머니와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내는 것. 조 씨는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들까지 여자 친구 어머니가 모두 알고 있는 것을 알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모녀간 사이가 좋은 게 당연해 보였는데, 요즘엔 왠지 여자 친구가 ‘마마걸’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적어도 우리 둘 사이의 이야기는 어머니께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혼 남성 10명 중 8명은 여자 친구가 어머니에게 본인과의 연애 진척 상황에 대해 가급적 말하지 않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애나래의 조사에 따르면, ‘애인이 본인과의 교제 진행상황을 자기 어머니에게 어느 정도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44.8%는 ‘중요한 사항만,’ 33.3%는 ‘비밀 유지’라고 답했다. 결국 80% 가까운 응답자가 ‘가급적 함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여성 중에선 응답자의 42.9%가 ‘중요한 사항만’을 꼽았고, ‘비밀 유지’를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9.5%로 모두 62.4%가 가급적 함구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별 특성에 기인한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동성인 어머니와 더 친근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결혼정보회사 비애나래 관계자는 “성격상 여성들이 자신의 교제 진행 상항에 대해 어머니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라며 “남성의 경우 주로 교제를 주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에게 데이트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애 진척 상황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는 애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서는 남녀 간 반응이 엇갈렸다. 남성은 ‘여자로서 이해한다(41%),’ ‘모녀 관계로서 바람직하다(24.9%)를 꼽아 총 65.9%가 여성이 어머니와 연애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덥지 못하다‘고 대답한 남성은 34.1%에 그쳤다.

반면 여성은 65.5%가 연애 진척사항을 본인의 어머니에게 말하는 남성이 미덥지 못하다고 답했다. ‘모자 관계로서 바람직하다(26.1%),’ ‘남자로서 이해한다(8.4%)’는 긍정적인 답변은 34.5%에 불과했다. 남성은 여자 친구가 자기 어머니와 연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지만, 여성 입장에서는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는 남성을 꺼린다는 뜻이다.

직장인 김모(27) 씨는 남성이 자기 어머니에게 연애 이야기를 하는 것과 여성이 자기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사위는 백년손님이고, 며느리는 종신 식구’라는 속담을 근거로 들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어려운 손님인 사위와는 달리 며느리는 아래 식구로 받아들이는 한국 정서상 아들과 교제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은 남자 부모는 예비 며느리 흠잡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아직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한국에서 여자 집에서는 사위를 어렵게 생각하고, 남자 집에서는 며느리를 아랫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사실 아니냐”며 “물론 부당한 생각이지만, 어른들의 사고방식을 우리가 바꾸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남자는 되도록 여자 친구 이야기를 남자 집에서 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다. 남자는 입이 무거운 게 미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성별 특성에 기인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결혼 정보업체 온리유 관계자는 “우리나라 관념상 남자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의견이 보편적”이라며 “때문에 어머니에게 교제 상황을 말하는 남성은 여성들에게 미덥지 못하게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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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구 2017-02-26 22:08:10
아무래도 딸은 친엄마와 가깝게 지내다보니
이해는 가고..
남자가 엄마한테 일일이 다 얘기하는
마마보이보다는 조금은 낫지만~^^
그래도 이제 부부가 되면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보다 더 행복햐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듯합니다~^^

민재맘bin 2017-02-26 20:18:26
엄마에게 결혼을 하더라도 사위의 기본적인 비밀은 지켜줘야 결혼생활이 행복한 것 같아요^^

왕자님오신날 2017-02-26 20:06:01
저는엄마한티잘말안하긴하는데
여친이좋아하겠네요^.^
암튼여자랑남자랑은역시많이다른거같아요

진달래 2017-02-25 17:50:01
시시콜콜 모두 알리는 건 문제가 있겠지만 중요한 사항은 부모님께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나를 2017-02-25 16:48:34
아무래도 다들 자기 입장이 있다보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