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할퀸 지 언젠데 아직도 피해시설 방치하나" 비난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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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할퀸 지 언젠데 아직도 피해시설 방치하나" 비난 빗발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7.01.2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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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변 산책로 미복구시설 안전 위협...해운대구, "국·시비 늦어져 복구 차질, 4월까지 완료"/ 김수정 기자

매일 아침 부산 해운대구 해안 산책로에서 운동하는 주민 김성진(50, 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산책로에 들어서면 한숨이 나온다. 지난해 10월에 불어 닥친 태풍 ‘차바’ 로 쑥대밭이 된 해운대구 해안산책로가 아직도 제대로 복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태풍이 지나간 지 석 달이 지났는데도 피해 시설물들이 아직도 방치돼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이 꼴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지난 10월 5일 내습한 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해운대 해수욕장 등지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도 복구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 구청의 복구 예정 안내문(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전국구 관광지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안산책로. 모래사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통로이자, 관광객들이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던 나무 데크가 태풍으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해수욕장 내의 몇몇 시설은 복구가 완료됐지만, 아직 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시설물에는 출입 통제선이 처져 있다. 

해운대 구청은 피해 당시부터 피해 복구에 대한 안내문을 해수욕장 곳곳에 설치했다. 안내문에는 조속한 시일 내로 해안가 산책로를 복구하겠다고 적혀 있지만, 최근에 겨우 복구된 곳이 있는가 하면, 1월 말까지도 아직 복구가 덜 된 곳이 여럿 남아 있다.

시멘트가 깨진 채로 방치된 이동통로, 복구가 덜된 나무 데크, 해안 산책로, 계단 등에는 '안전 주의'라는 출입통제선만 쳐져 있을 뿐 4개월째 방치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곳곳이 무너지고,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돼 있는 해안 산책로는 어린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강영미(35, 부산시 연제구) 씨는 “아이를 데리고 산책 나왔는데, 산책로가 파손된 곳이 너무 위험하다. 이른 시일 내 복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애자(7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곳은 시민들이 조심해서 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인해 파괴된 관광객용 카메라 거치대는 겨우 최근에 복구됐다. 사진은 복구 전 태풍 피해를 입은 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태풍으로 인해 파괴된 관광객용 카메라 거치대는 최근 복구됐다. 사진은 최근에 복구된 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태풍 차바는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물도 훼손했다. 카메라 거치대(휴대전화나 카메라를 올려 놓고 촬영할 수 있는 삼각대 역할을 하는 기구)는 물론, 거치대가 설치된 나무 데크는 올라가기만 해도 내려앉을 정도로 부서졌다. 작년 12월까지 무너져 있던 이 나무 데크는 최근에야 겨우 원상 복구됐다. 하지만, 아직도 해수욕장 내의 나무 데크가 전부 복구된 건 아니다.

2017년 1월 현재, 해운대해수욕장 곳곳에는 태풍 피해 복구 사업이 진행 중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해운대 구청이 밝힌 태풍 차바로 인한 해운대구의 총 공공시설 피해액은 43억9,200만 원. 그에 따른 복구비용은 83억 8,400만 원이다. 해운대 구청은 "국비와 시비를 받는 데 시간이 걸려 피해 직후에는 일단 구청 비용으로 기본 복구를 했다"며 "작년 말에 국비와 시비 예산이 확보되어 35건의 파손 중 절반은 이미 복구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설명에 따르면, 작년 태풍 차바의 피해가 발생한 후 복구 계획이 작년 11월 16일에 수립됐고, 중앙행정기관인 국민안전처,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의 논의를 거쳐 작년 12월 28일에야 국비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부산 시청의 시비 복구 예산은 이를 바탕으로 작년 12월 31일에 책정됐다고 밝혔다. 부산시청 재난대응과 김상수 주무관은 “국비와 시비는 하나의 부서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의 몇 개의 부서가 연관돼 있는 구조적 이유로 예산 처리가 늦어진다. 미복구된 곳의 작업을 시작해 우기 전까지는 전면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시설물 35건 중 절반 정도가 원상 복구됐지만, 아직 해수욕장의 해안산책로 끝자락에는 태풍 차바가 할퀴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행정 기관들이 길고도 복잡한 예산 책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해수욕장의 곳곳에는 태풍 차바가 남기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관광객의 발길이 덜 닿는 LCT 건물 공사장 쪽 산책로의 상태는 아직도 복구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주민과 관광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해운대 구청은 이른 시일에 복구공사를 마무리지어, 올해 해수욕장 개장에 지장이 없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대 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 이춘광 씨는 “규모가 큰 곳의 용역 설계가 끝났기 때문에 복구공사는 4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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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002 2017-02-05 17:06:19
휴가지로 유명한 해운대가 아직까지 복구가 거의 안됐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곧 여름에 당장 피서지로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복구가 필요 하다고 봅니다

민재맘bin 2017-02-02 11:48:41
부산을 가면 해운대는 무조건 찾아가는데 10월에 차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아직도 방치되고 있다니 너무 실망스럽네요~ 빠른 조치가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