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건 간판"...전국 지자체 정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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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건 간판"...전국 지자체 정비 바람
  • 취재기자 차진영
  • 승인 2017.01.17 21: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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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대구 중구 등 난립 간판 개선...동계올림픽 앞둔 평창도 대대적 정비 착수 / 차진영 기자

도시의 간판들은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화려하고 크게 만들어진다. 그 결과, 간판은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거리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주범이 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간판들이 거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자체들이 간판 개선사업에 나섰다.

부산 3대 상권 중 하나인 북구 덕천동 '젊음의 거리'는 간판 개선 사업을 거쳐 깔끔한 거리로 탈바꿈한 곳 중 하나다.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인 이곳은 상권이 점점 확대되면서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이에 지자체가 간판 개선 사업을 펼쳐 어지러운 덕천동 젊음의 거리를 깔끔한 외관을 가진 거리로 재탄생시켰다. 북구청이 ‘2015년 행정자치부 간판 개선 시범사업’ 공모로 사업비를 확보한 다음, 두번에 걸쳐 간판 개선사업을 추진했던 것.

부산시 북구청은 덕천동 젊음의 거리 일대 간판 개선사업을 진행해 난립한 간판을 보기 좋게 전면 교체했다(사진: 취재기자 차진영).

덕천동 '젊음의 거리'를 자주 지나다니는 대학생 최가윤(21, 부산시 사상구) 씨는 항상 다니던 길이라 평소엔 의식하지 않았다가 우연히 전과는 다르게 거리가 깔끔해진 걸 느꼈다. 최 씨는 “덕천동뿐만 아니라 부산 시내 다른 곳에 있는 간판도 정비해서 깔끔한 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간판 개선 시범사업 공모에는 부산의 기초지자체 중에선 북구, 강서구, 사상구가 작년에 선정됐다. 공모에 선정되면 행정자치부가 사업비의 50%를 지원하고 지자체가 50%를 부담한다. 사상구청 건축과 장성곤 씨는 "작년 12월 14일 사상구 경남정보대 일대의 간판개선 작업에 착수했는데 올해 1월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노후 간판을 정비하는 ‘노후·미관 저해 간판 교체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한 바 있다. 부산시가 제정한 광고물 가이드라인에 맞춰 간판을 교체하는 업소에는 간판 제작비의 70% 이내에서 간판 하나당 100만 원, 업소 당 200만 원 범위 안에서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14까지 3년간 총 5,832개의 간판 교체 신청을 받아 2,995개를 교체했다. 부산시는 2016년에도 노후 간판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간판 정비 사업이 펼쳐지는 곳은 부산뿐만 아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도 국비 지원을 받아 간판 개선사업을 진행한다. 평창군은 동계올림픽 손님맞이를 위해 경기장 이동 구간의 간판정비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평창군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에 맞춰 전문가가 디자인한 간판을 해당 업소가 동의하면 군에서 설치해 준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보도 자료를 통해서 “간판 개선사업은 사업주의 동의가 있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므로 사업주들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청도 도심의 미관을 저해하는 간판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간판을 철거하지 않은채 문을 닫은 폐업 업소의 간판을 철거하기로 한 것. 대구 중구는 상권 교체가 빨라 방치된 간판이 많은 곳이다. 지난 2013년부터 폐업 점포의 간판 철거에 나선 대구 중구청은 최근에도 ‘폐업업소 등 옥외광고물 무상정비 사업’을 실시해 장기간 방치된 간판 55개를 철거했다.

경성대 건축디자인학부 이정훈 교수는 “우리나라 도시 거리 간판 디자인은 전체적인 도시경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난립한 바람에 난잡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가와 지자체가 간판 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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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가득별빛 2017-01-20 23:32:33
우리 고유의 한글과 통일된 간판으로 정리를 하면 보다 깨끗한 도시, 깨끗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도시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간판 교체로 전국 지자체의 적극적인 시행이 어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한돌 2017-01-20 14:12:47
도시마다 간판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서 간판도 많지만 미적인 디자인이 없는 직사각형으로 도배되어서 도시 미관을 크게 해쳐서 큰 문제네요

philobse 2017-01-20 14:11:10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위해 과한 화려함으로 꾸며진 간판들, 노후되어 안전성을 위협하는 간판들, 과도한 외래어사용으로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겠는것같은 간판들이 이러한 간판교체사업을 통해 깨끗하게 정리되었으면좋겠어요. 정부에서 지원비도 나오는만큼 많은 상인,점주분들이 간판을 교체하셨으면좋겠네요^^ 얼마전 집앞에 상가거리에 간판이 통일성있는 디자인과 한글로 깔끔하게 교체되었는데 그전보다 훨씬 눈에띄고 깔끔해보이더라구요.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