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 3년 지난 반려동물등록제, 아직도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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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 3년 지난 반려동물등록제, 아직도 오리무중
  • 취재기자 천동민
  • 승인 2017.01.12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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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줄이려 시행 나섰지만, 등록률은 55% 불과...제도 자체 모르는 사람도 많아 / 천동민 기자

 

동물 등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유기동물 중 강아지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대학생 천승민(20,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9년째 애완견을 키워 왔지만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는 “얼마 전 형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등록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해서 반려동물 등록신청을 했다”며 “시행된 지 3년이나 지났다고 하는데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등록제는 소유주를 당국에 등록함으로써 잃어버린 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유기 동물을 줄이고 동물 전염병 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이 제도에 따르면, 개를 소유한 사람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등록을 게을리하는 사람이 많다. 2008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2015년도 동물의 등록·유기동물관리 등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반려동물 등록 대상 마릿수는 총 177만 8,747마리인데 비해 등록 수는 97만 9,198마리로 55%에 불과했다.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고 무책임하게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고 있는 것.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유기된 반려동물은 46만여 마리다. 이 중 개는 12년 5만 9,168마리에서 13년 6만 2,119마리, 14년 5만 9,180마리, 15년 5만 9,633마리로 등록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완견을 키우는 대학생 조민영(23, 부산 수영구) 씨는 “반려동물을 분양받을 때 등록제에 대해 알려주는데 이 말을 흘려듣고 등록하지 않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며 “주변에도 모르거나 알아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사람들이 많아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려동물의 체내에 마이크로칩을 주사해 리더기를 통해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삽입’이나 목걸이 안에 마이크로 칩이나 등록번호를 넣어 리더기로 조회하는 ‘무선식별장치 장착,’ ‘등록 인식표 부착’ 등의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등록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강아지는 잃어버릴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등록하지 않거나 동물의 몸속에 마이크로칩을 넣는 것을 거부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제도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혼자 있는 집이 적적해 애완견을 분양받았다는 직장인 강모(29, 경남 김해시 삼계동) 씨는 “혹시라도 과태로 처분을 받을까 걱정돼 등록하긴 했지만 굳이 등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며 “제도가 조금 더 체계적로 시행돼 사람들이 등록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물등록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제재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손은정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등록제도를 아무리 안내해도 사람들이 자신의 강아지는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등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과태료를 무턱대고 올릴 수도 없고 동물보호 명예 경찰 제도 실시,교육행사 강화 등 홍보에 집중하는 방법 외에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동물 보호의 기본은 동물 등록이라고 말한 부산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주민등록번호를 받는 것처럼 강아지도 등록해야 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며 “반려견 소유자들은 동물도 가족인 만큼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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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도기요 2017-01-18 18:00:41
저도 2년전에 망고라는 귀여운 발발이를 키웠는데 우리 강아지는 잃어버릴일 없을거라 생각하고 반려동물등록을 하지않았던게 너무 후회되요ㅠㅠ 이 정책이 만연화되면 좋겠습니다ㅜ 망고야 잘살구있니.. 주민번호 만들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