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도우미, 외국인 유학생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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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도우미, 외국인 유학생에 큰 힘
  • 김경민
  • 승인 2013.01.1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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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형이야. 자, 어서 형이라고 해봐.”

“히엉?...헝.”

“그게 아니지. 내 입모양 잘 보고 따라해봐. 형! 이렇게, 형!”

“......형!”

“오케이! 바로 그거야! 다시 한번 더!”

“형! 형!”

“그래 난 네 형, 넌 내 동생! 으하하하.”

 

위딕토(21ㆍ경성대 연극영화학) 씨와 김현규(27ㆍ경성대 신문방송학) 씨는 서로 친구가 된지 한 달 째다. 그들은 매주 한번 씩 만난다. 만나면 한국어 공부에서부터 영어 공부, 사회, 문화, 사건사고, 스포츠, 심지어 아이돌 이야기까지...... 수다를 떨어보면 어느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난다.

고국 인도네시아를 떠나 홀로 낯선 땅에 적응하기까지 위딕토 씨는 짝꿍인 김 씨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은행 계좌 개설, 휴대폰 개통까지 모두 김 씨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서 만난 현규 형은 친구보다는 보호자 같아요. 한국에서는 술을 부모님한테 배운다고 들었는데 저도 한국 소주를 현규 형한테 배우고 마셨으니까 진짜 보호자 아닌가요?” 위딕토 씨는 서툰 한국말로 생각이 안 나는 단어는 김 씨에게 물어가며 또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가며 끝내 한국어 인터뷰에 성공했다. 스스로도 대견했는지 “성공(서쎄스)”이라고 말하며 매우 뿌듯해했다.

위딕토 씨의 전공 관련 리포트 작성도 모두 김 씨가 진두지휘한 작품이다. 위딕토 씨는 “도우미가 없었다면 한국어로 된 어려운 전공 서적을 어떻게 공부했을지 생각만 해도 앞이 캄캄하다”며 “헝구헝(현규형), 헝구헝(현규 형)”하며 김 씨의 어깨를 안마해주면서 그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다고 김 씨만 일방적으로 봉사한 것은 아니다. 김 씨도 위딕토 씨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김 씨는 “다들 비싼 돈 들여 해외에 나가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데 저는 학교에서 한국 친구를 보는 것처럼 자주 외국인 친구를 본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인사조차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하루하루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가 영어 울렁증을 해방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길에서 외국인을 보면 혹시나 말을 걸까봐 피해 다녔다. 하지만 영어를 잘 못해도 의지가 있으면 의사소통이 된다는 걸 깨달은 지금은 온갖 손짓 발짓을 써가며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활짝 웃어 보였다.

위딕토 씨와 김 씨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경성대 국제교류팀의 국제교류도우미 프로그램 덕이다. 국제교류도우미(Collegiate Ambassador Program)는 경성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교환학생, 어학연수생, 학부 및 대학원생)의 유학생활 적응 및 한국어 학습 지원을 보조해주는 활동으로, 한 학기 동안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서로 짝이 되어 학교생활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학생은 글로벌 마인드와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인 학생은 한국생활 적응과 한국어를 익히는 효과가 크다.

이처럼 캠퍼스에서 외국인 친구와 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학기 초에 시작되는 지원 경쟁을 뚫어야 한다. 올 1학기에는 총 338명이 도우미에 지원했고 그 중 외국인 유학생의 수와 동일한 151명이 합격해 활발한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는 30 시간의 봉사활동 시간 인정과 장학금 지급 등으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경성대 국제교류팀 관계자는 “해마다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생할 적응에 도우미들의 역할이 크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은 적응해서 좋고, 우리학교 학생들은 외국어 회화를 해서 좋은 일석이조의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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