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식품 섞어 새 음식 창조해요"...편의점 모디슈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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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식품 섞어 새 음식 창조해요"...편의점 모디슈머 등장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7.01.08 23:2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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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SNS서 소개된 유명인 레시피도 유행...모디슈머 제안대로 새 제품까지 출시 / 김수정 기자

바쁜 일상에 한 끼 식사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편의점 식품은 만능 해결사다. 특히, 최근에는 일명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혼자 먹기 안성맞춤 장소로 편의점이, 그리고 혼밥 메뉴로 편의점 식품이 뜨는 추세다. ‘불닭 치즈 볶음밥,’ ‘불닭게티,’ ‘사리곰탕 만둣국,’ ‘마크정식,’ ‘오지치즈후라이’ 등이 요즘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편의점 음식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이들을 기호에 맞게 섞어서 재창조한 요리들이다.

원래 기성 제품을 자신의 기호에 맞게 변형해서 소비하는 사람들을 수정하다는 뜻의 영어 modify와 소비자의 영어 consumer를 합쳐 모디슈머(modisumer)라고 한다. 최근 편의점 음식을 섞어 새로운 음식으로 재창조하는 ‘편의점 모디슈머,’ 정확하게 표현하면 ‘편의점 식품 모디슈머’가 인기다. 한마디로 이제는 편의점 음식에도 ‘DIY(Do It Yourself)'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모디슈머 열풍은 방송을 통해 시작됐다. 지난 2013년 2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농심의 두 제품,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했다. 그 후 편의점 모디슈머들이 SNS 상에 올린 짜파구리가 인기를 끌며 짜파게티와 너구리 두 제품의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농심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2013년 당시, 짜파게티의 경우 2012년에 비해 매출이 26%, 너구리는 2012년에 비해 6% 상승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만든 불닭 치즈 볶음밥이다. 편의점의 즉석식품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섞어서 만들 수 있는 불닭 치즈 볶음밥은 손쉽게 만들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사진은 기자가 직접 만든 사리곰탕 만둣국이다. 사리곰탕 만둣국은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라면 제품을 활용한 또 다른 레시피로는 ‘불닭치즈볶음밥’이 있다. 이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편의점 삼각김밥을 넣어 비빈 후, ‘스트링 치즈’를 얹어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조리하면 완성된다. 불닭볶음면은 면과 밥을 모두 먹을 수 있어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그 밖에도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불닭볶음밥에 참치나 스팸 등을 추가해 먹기도 한다. 대학생 김효정(21, 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매운 불닭볶음면에 삼각김밥과 스트링 치즈를 넣어서 먹으니, 매운맛이 완화된다. 덕분에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음식 모디슈머 레시피는 드라마에도 등장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농심 ‘사리곰탕’에 미리 익혀둔 편의점 만두를 넣어서 조리하면 ‘사리곰탕 만둣국’이 완성된다. 두 제품을 합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리법임에도 완벽한 맛을 낸다며 누리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리곰탕 만둣국은 지난 2015년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2>에서 방영되어 일명 ‘윤두준 만둣국’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취생 성송현(21,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씨는 “자취하다 보면 집 밥이 그리울 때가 많다. 우연히 드라마에서 본 사리곰탕 만둣국을 만들어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종종 만들어 먹곤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편의점 모디슈머의 수를 급증시킨 데는 방송의 공이 컸다. KBS 2TV의 <해피투게더> 코너 중 하나였던 ‘야간매점’도 편의점 모디슈머 열풍에 일조했다. 야간매점은 게스트로 출연한 스타가 자신만의 간단한 레시피들을 소개하는 코너다. 야간매점에서 소개된 레시피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편의점 모디슈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밖에도 ‘먹방,’ ‘쿡방’이 유행하는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음식 조합을 찾아냈고, 이를 방송, SNS, 블로그 등을 통해 공유했다. 이들의 레시피는 일명 ‘꿀조합’ 레시피로 불리며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대학생 장현주(21, 부산 수영구 민락동) 씨는 “요즘 SNS에서 친구들이 꿀조합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편의점 모디슈머의 인기는 주로 SNS 사용에 능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주택가와 같은 상권의 편의점보다는 번화가나 대학가와 같이 젊은 층의 방문 빈도가 높은 편의점에서 편의점 모디슈머 관련 제품의 매출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주택가에서는 사실 크게 매출의 변화는 느낄 수 없으나 젊은 층이 많은 학교 근처가 관련 식품의 매출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용당동 대학가의 편의점 CU 관계자는 “대학가이다 보니 평소에 유동인구가 많다. 확실히 편의점 모디슈머 열풍이 불기 전보다 지금이 관련 제품이 더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만들어 본 마크정식이다. 아이돌 그룹 ‘GOT 7(갓세븐)’의 멤버 ‘마크’가 방송에 출연해 소개한 레시피인 마크정식은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편의점 모디슈머 레시피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레시피로는 ‘마크정식’이 있다. 마크정식은 아이돌 그룹 ‘GOT 7(갓세븐)’의 멤버 ‘마크’가 방송에 출연해 소개한 레시피로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마크정식’은 ‘자이언트 떡볶이,’ ‘스파게티,’ ‘소시지,’ ‘뿌려 먹는 치즈’를 조합한 요리다. 마크정식은 누리꾼 사이에서 “달고 짠 맛의 조화가 잘 이뤄진다.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학생 최예지(21, 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마크정식을 먹어봤는데, 안 먹어본 사람들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맛이었다. 자이언트 떡볶이와 스파게티, 치즈, 소시지를 섞으니 매콤한 떡볶이에 치즈의 짭조름한 맛과 스파게티의 향이 어우러진 중독성 있는 맛이 탄생했다”며 새로운 레시피를 접해본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만들어 본 오지치즈후라이다. 편의점 모디슈머들은 과자를 이용해서 간식이나 안주를 만들기도 한다. 편의점 모디슈머 레시피로는 오지치즈후라이와 같은 간편한 안주도 만들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편의점 모디슈머 레시피는 한 끼 식사뿐 아니라, 간식이나 안주 등 적용 범위가 넓다. ‘오지치즈후라이’는 ‘오리온’의 ‘오감자’ 위에 ‘스트링 치즈’와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얹어 전자레인지로 1분 조리해주면 완성되는 간단한 간식이다. 쉬운 조리과정과 두 종류의 치즈로 인해 먹음직스러운 완성도까지 자랑하는 요리다. 고소한 과자 맛과 짭짤한 치즈 맛이 조화를 잘 이뤄 간편한 맥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고등학생 김민제(19, 부산 해운대구 우동) 군은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나면 출출할 때가 많다. 오지치즈후라이는 과자를 이용해 친구들과 간단하게 만들어 먹기 좋아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편의점 모디슈머 레시피는 10대, 20대 등 젊은 세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소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편의점 모디슈머의 증가에 따라 최근 식품업계는 이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2016년 7월, 자체 브랜드 제품을 활용해 각자만의 레시피를 공유하면, 개그맨 김준현이 직접 ‘먹설턴트’로 나서 음식을 먹고 평가해 주는 ‘먹설팅(먹거리와 컨설팅의 합성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편의점 GS25의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은 편의점 모디슈머가 공유한 레시피가 신제품으로 출시된 제품 중 하나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동원참치라면도 편의점 모디슈머가 공유한 레시피로 출시된 신제품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편의점 모디슈머의 열풍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신제품 출시에도 기여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의 경우, 매운맛이 강한 불닭볶음면에 치즈를 넣어 먹는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은 아예 ‘치즈 불닭볶음면’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또한, 편의점의 김치를 컵라면에 넣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편의점 GS25는 ‘오모리 김치찌개라면’을 출시했다. 라면에 참치를 넣어 먹는 레시피를 상품화한 ‘동원참치라면’도 출시 후 인기를 끌었다. 대학생 오유진(21,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씨는 “오모리 김치찌개라면은 매니아 층이 두텁다고 알고 있다. 김치찌개에 사리를 넣어 먹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모디슈머 레시피는 각종 포털사이트, SNS, 방송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으며, 이는 유튜브를 통해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가는 편의점 제품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짓수의 조합이 생겨나고 있으며,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레시피를 창조해내려는 소비자가 늘어가고 있다. 영산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권금택 교수는 음식문화의 세계화와 일반화된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욕구가 편의점 모디슈머를 출현시킨 외부 환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소비자의 이러한 경향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다른 산업영역에서도 창조적인 소비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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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킹 2017-01-18 18:12:18
일일이 직접 만들고 사진으로 담아 기사쓰시다니
기자님 대단하세요! ^^
요즘 핫하다고 하니 저도 한 번 편의점에 가봐야겠네요.

YSL 2017-01-19 07:16:13
식품전공하는 사람으로써 또 한번 새로운 정보를 얻고가네요
모디슈머라는 새로운 소비자가 탄생했군요
요즘은 정말 다양한 소비자들이 있는것 같아요
가끔 저도 따라해보고 싶어질때도 있도라구요ㅋㅋㅋ

먹어먹어 2017-01-18 16:47:49
저도 편의점 음식을 사서 섞어먹어본 경험이 있는데요 이런 경우를 모디슈머라고 부르는군요 새로운 용어 알아갑니다!ㅎㅎ 기자님이 직접 만들어서 사진 올리시는게 부지런하고 보기좋아요 앞으로 맛있는 조합을 더 알아내서 맛있게 먹어야겠습니다

맛있다 2017-01-18 18:24:19
모디슈머라는 명칭이 있는지 몰랐네요!
편의점 음식을 혼합해서 먹는 거 보니까
신기하고 맛있어 보여서 해보고 싶네요!

민재맘bin 2017-01-19 11:12:09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행이고 아예 티비프로그램에서도 나오더라구요~
"모디슈머"라고 불린다니 신기하네요~
보니까 따라해보고 싶어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