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
"대학 안 가고 공무원 시험 준비할래"...고교생들 '공시' 열풍지난해 9급 1,955명 지원, '공딩' 신조어도 등장..."도전보다 안정 택하는 청년문화 상징" 씁쓸 / 천동민 기자
미래에 대한 불확신과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많은 고등학생이 일찌감치 공무원학원을 찾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천동민).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도 있고 주변 친구들이 부럽긴 하지만, 막연하게 진학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빠르게 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박상현(20, 부산 남구) 씨는 이렇게 말하며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택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지만 당장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택한 것. 그는 “대학에 진학하고 남들처럼 평범한 생활을 하면 내 장래가 너무 어두울 것 같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남들보다 먼저 고생하면 남들보다 먼저 웃을 날이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치른 국가직 9급 공채에 22만 1,853명이 원서를 냈고, 이 중 18∼19세 지원자는 총 1,955명으로 2015년 1,387명보다 40%나 급증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신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일컫는 ‘공딩(공무원+고등학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고등학교에도 공무원 시험 열풍이 불고 있다.

왜 고등학생까지 공무원 시험에 눈길을 돌리고 있을까? 일찌감치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고등학생 이동현(18, 경남 김해시 부원동) 씨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힘든 세상이기 때문에 미리 진로를 준비하자는 부모님의 설득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진로에 대한 확신이 서서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4년제 일반대의 취업률은 64.4%로 3년째 하락세를 보였다. 대졸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대학을 포기하거나 대학에 합격하고도 공무원 학원으로 발길을 돌라는 고등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최종 학력이나 스펙을 따지지 않고 시험 성적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게다가 수학, 영어 등 고등학교 교과 과목과 공무원 시험 일부 과목이 연결돼 고등학교 수업과 병행이 가능한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2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정모(25, 경남 김해시 내외동) 씨는 “최근 학원에 고등학생들이 많이 온다”며 “요즘 나도 어릴 때부터 미리 준비했으면 더 빨리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차모(25,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대학에 진학해 어영부영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남들보다 먼저 미래를 준비하는 선택이 더 현명한 것 같다”고 전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늘면서 이들을 걱정어린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고등학교 교사 전모(28, 부산 금정구) 씨는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장래 희망을 공무원으로 적어내는데, 우리 사회가 젊은 아이들의 꿈을 빼앗고 공무원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남들이 다 준비하니까 나도 한다는 생각을 하는 친구들도 여럿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학원 관계자는 “요즘 학원 등록생 10명 중 3~4명은 고등학생이다. 미리 진로를 정하고 공부를 일찍 시작하면 남들보다 유리한 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두고 한 번 선택했으면 죽으라고 공부해야 나중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취재기자 천동민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8
전체보기
  • 딸기솜사탕 2017-01-15 13:14:55

    계속되는 취업난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되기 어려운 거 아니까,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수 있으면서도 최종학력에 구애받지 않고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니까 고등학생들도 많이 눈을 돌리는게 사실인거 같아요. 취업은 해야하니까 자신의 꿈을 내려놓는 학생들도 있을 듯해 안타까워요ㅠㅠ   삭제

    • 기백 2017-01-15 05:52:18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공무원 좋은 직장이고 목표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공무원 도전자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이지요. 이것이 창업정신으로 문제가 이어진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 창업을 통해 새롭게 부자가 된 인물이 50% 가까이 되는데 한국의 경우 신규 부자가 없이 부의 대물림이 되지요. 안정적인 것만   삭제

      • azeria777 2017-01-13 12:58:46

        이제 너도나도 대학에 가려는 문화는 줄어드는 것 같네요.
        공무원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가면 좋겠어요.   삭제

        • 해니 2017-01-12 16:37:47

          대학나와도 공무원공부다들하더라구요 취어분이 정말 어려운거같아요
          공무원이 젤 안정적이지요
          다들 힘내시고 화이팅   삭제

          • 으니 2017-01-12 14:06:30

            저도 지금 대학교 휴학중이예요 공무원 시험 준비할려구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가더라도 좀 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게되더라구요 제 주변엔 이미 합격한 사람이 몇몇 있어요 다들 나이가 20대 초반에 합격을해서 저도 마음이 조급하네요ㅜㅜ 20살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부럽기도하고 씁쓸하기도하네요   삭제

            • 어리연 2017-01-12 02:07:00

              공부의 끝은 결국 취업 잘하자..인것 같아 씁쓸한 생각도 들지만
              현실을 무시할수 없으니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분들이 많은것 같아요.
              침체된 경제와 꾸준한 취업률 하락에 불안감이 크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내가 진짜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삭제

              • 이양지 2017-01-11 14:46:57

                대학을 학문정진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보는데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잘 되지 않고 일찍히 공무원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라는 이유가 있겠지요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그때만의 문화가 있는데 그런 것을 포기하고 시험을 준비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삭제

                • YSYSL 2017-01-11 14:11:46

                  취준생으로써 취업때문에 결국 현실과 타협해야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네요.... 정말 너무 삭막한 대한민국이예요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