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방황한다...원하는 꿈과 지쳐버린 영혼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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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방황한다...원하는 꿈과 지쳐버린 영혼 사이에서
  • 부산광역시 김지언
  • 승인 2016.12.27 15:4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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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재즈 선율과 노래 속에 사랑이 꽃피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 부산광역시 김지언

최근 영화 <라라랜드>가 개봉하면서 단박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NS에는 ‘연인과 함께 봐야 할 영화,’ ‘내일 죽는다면 오늘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소갯글이 올라오는 등 이 영화 관람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라라랜드>는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의 극찬을 받는 것일까? 호기심에 못 이긴 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사진: <라라랜드> 영화 포스터)

<라라랜드>는 음악 영화다. 음악영화란 “음악을 주된 요소로 삼는 영화로, 연주·합창 등을 스크린에 재현·기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영화”다. 음악영화라는 장르에 걸맞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2시간 7분 동안 연주와 음악이 영화를 가득 메웠다. 영화의 막이 오르자마자 고속도로에서 펼쳐지는 군무(群舞)는 관객들을 한층 설레게 만든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배우 지망생인 미아와 가난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 미아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연기 오디션을 보지만 번번이 떨어진다. 미아와 한 집에 같이 사는 친구들은 낙방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함께 파티에 갈 것을 제안한다. 파티를 즐기다 문득 느껴지는 공허함에 미아는 혼자 빠져나와 집으로 향한다. 미아는 길을 걷던 도중 우연히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에 사로잡혀 안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재즈를 사랑하는 세바스찬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첫 만남은 썩 유쾌하지 못했다. 레스토랑 주인의 선곡이 아닌 자신의 취향인 재즈를 신나게 연주한 세바스찬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당한다. 미아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세바스찬은 그녀를 무시하고 나가버린다. 그 후 또 다른 파티에서 미아는 공연하러 온 밴드에서 키보드를 연주하는 세바스찬을 보게 되고, 서로 지난번의 일을 터놓으며 한 걸음 가까워진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에 가기도 하고. 그렇게 둘은 현실과 돈보다 꿈과 열정이 넘치는 서로에게 이끌려 불꽃같이 사랑하게 된다.

미아는 세바스찬의 음악을 함께 즐기고, 세바스찬은 미아의 연기를 독려해주며 지내던 어느 날, 세바스찬은 고등학교 친구인 키이스의 제안으로 밴드에 합류하는데, 순수 재즈를 추구하던 그와는 다르게 밴드는 런치패드를 사용하는 ‘일렉 재즈 밴드’였던 것. 일정한 수입이 없어 고민하던 세바스찬은 자신의 음악관을 뒤로 한 채 밴드의 키보드로서 전 세계 투어를 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그러나 미아는 그런 세바스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미아는 그렇게나 좋아하던 재즈와 자신만의 재즈바를 만들겠다는 꿈을 접어두고 원하지도 않는 일렉 재즈를 연주하는 세바스찬에게 왜 꿈을 좇지 않느냐고 한소리하고, 현실의 벽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세바스찬은 일정한 수입도 없는데 어떻게 재즈만 하겠냐며 반박한다.

그 후 미아는 대본을 직접 쓰고, 자신이 직접 연기하는 독백극을 준비하고, 없는 형편에 조그만 극장까지 대관해 사람들 앞에 섰지만, 처참히 실패한다. 설상가상으로 관람객이 나가면서 혼신의 힘을 다한 자신의 연극을 욕하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투어로 인해 극장에 뒤늦게 도착한 세바스찬은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울면서 나온 미아에게 사과하지만 크게 상처 받은 미아에게 그의 말이 들릴 리 만무하다. 결국 크게 다툰 둘은 멀어지고, 미아는 본가로 내려간다.

떨어져 지내던 중, 세바스찬은 한 통 전화를 받는다. 미아를 찾는 캐스팅 담당자의 전화다. 미아를 만나게 된 세바스찬은 전화 내용을 전해주지만 미아는 독백극의 실패로 더 이상 배우의 길을 걷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 세바스찬은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그런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해 다음 날 미아는 오디션을 본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진심을 담아 연기한 미아는 드디어 캐스팅되고, 배우의 꿈을 이룬다. 또, 세바스찬도 미아가 둘이 사랑했던 시절 지어준 이름을 내건 재즈바를 차려 그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과 재즈가 함께하는 유쾌한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하지만 그 다음 이야기는 그만, 독자들 몫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청년들은 이 영화를 보며 울컥한 부분이 한두 번이 아닐 듯하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취업해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좇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극 중에서 세바스찬이 한 말이자, 지금 현재 우리 젊은이들 상당수가 그 말대로 살고 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시간과 돈에 쫓겨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을 포기하기에는 인생이 아깝다. 하지만 노력해도 꿈이 멀어지는 현실이 주위에 널려 있는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은 어디까지 노력해야, 언제까지 땀을 흘리고 준비해야 후회 없는 삶을 살게 되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힘들고 고달프다. 기다리다 지쳐서 꿈을 버린다고 한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 있을까. 마치 영화 속의 세바스찬처럼. 그러나 영화 최후의 미아와 세바스찬처럼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면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일까? 이 영화는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세계의 젊은이들을 어루만져주는 영화다.

관람객 200만 명을 앞두고 있는 <라라랜드>는 127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눈과 귀, 그리고 가슴까지 골고루 다독여 주는 은은한 여운을 가진 영화다. 2017년이 며칠 채 남지 않은 지금, <라라랜드>로 2016년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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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자 2017-01-29 23:59:00
저도 라라랜드 봤는데 남녀 주인공의 꿈과 사랑에도 절대공감되고 음악도 정말 최고였어요~
설명절 가족들이랑 꼭 봐야할 영화로 강츄합니다!!^^

달빛림이 2017-01-29 17:01:55
좋아하는 글귀 중에 캠벨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 있습니다. 인생을 설계할 때 두 가지를 생각하지 말라.첫째는 굶어 죽지 않을지 하는 두려움이고, 둘째는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지 하는걱정이다.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싶다면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어디에 가야 기분이 좋을까?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 //살다보면 현실이라는 벽 앞에 좌절하고, 마음 속 간직한 소중한 꿈들이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꿈을 놓치고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어두운 밤길을 환하게 비춰주는 달빛같은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햇살가득별빛 2017-01-22 13:59:48
입소문을 듣고 꼭 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보지 못했는데 기사를 접하니 빠른 시일내에 봐야겠어요.^^

팅커 2016-12-29 04:12:05
라라랜드 !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룰수는 없었을까요~? 괜히 결말에선 아련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