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분당 수순, 야권은 치열한 대권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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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분당 수순, 야권은 치열한 대권 경쟁 돌입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12.1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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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탄핵안 가결 후 빨라진 대선 시계...여야 이합집산 가속화, 황 대행 체제 안착 급선무 / 정혜리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사진: 포커스뉴스, 김유근 기자, kim123@focus.kr, 본지 특약).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국이 급박하게 요동치고 있다. 탄핵정국의 공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서 국민의 시선이 헌재로 옮아가고 여야의 '대선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9일 오후 7시께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청와대에 전달된 순간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헌법재판소도 국회의 탄핵의결서를 받아들고 급박하게 움직였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회의를 열어 강일원 재판관을 주심으로 선정하고 탄핵심판에 착수했다. 헌법재판소는 최장 180일 이내에 탄핵소추안 기각 또는 인용을 선고해야 한다. 탄핵이 인용되면 헌법 68조 2항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국회 탄핵소추안 인용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은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상실돼 특검에 의해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을 받아들면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대통령 퇴진을 원하는 촛불민심이 헌법재판소와 청와대를 향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234표의 찬성표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기존 정당 구도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체 의원 절반 가량이 탄핵 찬성표를 던진 새누리당 분위기는 폭풍 전야다. 탄핵에 반대해 온 친박 핵심들과 탄핵 열차에 탑승한 비박계의 힘겨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어느 쪽이 먼저 당을 떠나든 결국엔 조만간 갈라서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탄핵 소추안 성사로 친박계에 일격을 가한 비박계가 새누리당의 키를 틀어쥘 가능성이 크다. 비박계는 이정현 지도부를 와해해 당의 접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가 당권을 잡는 데 성공하면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여권 내 탄핵정국을 주도한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이 대권주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새누리당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폐족'의 처지로 떨어진 친박계는 당권을 지키는데 사력을 다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려고 하겠지만 민심의 압력을 계속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미 사실상 분당 수준에 들어간 새누리당은 당분간 내홍을 거듭하다 결국엔 갈라설 것이란 예측이 많다. 

탄핵을 이끌어낸 야권은 헌재의 탄핵 인용까지 '탄핵 정국'이란 판을 몰아갈 전망이다. 야당 측은 압도적 찬성 234표가 헌재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내년 1월말 인용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사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도 박 대통령이 ‘4월 퇴진’ 입장을 번복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 내에선 차기 대선을 향한 경쟁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 시장, 박원순 서울 시장 등 유력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입지 선점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가열될 전망이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서 야당 간, 혹은 대선 후보간 불협화음도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야 3당은 탄핵안 가결 직후 의원총회를 열었다. 야 3당은 탄핵 가결 후 1시간 만에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제1야당으로서 민생, 안보, 경제에 깊은 책무를 느낀다”며 국회와 정부의 정책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경제, 외교안보, 적폐 해소 등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며 현안 협의를 강조했다.

야권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행체제도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한때 황 총리도 박 대통령과 동반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정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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