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문구점 앞에서 ‘캡슐 뽑기’를 해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캡슐뽑기는 ‘가챠퐁’이라고도 불리는데, 기계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작은 장난감이 들어 있는 캡슐이 나온다. 최근 ‘가챠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가게인 ‘가챠샵’이 뽑기 열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가챠퐁’이라는 단어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소리의 의성어 ‘가챠’와 캡슐이 떨어지는 소리인 ‘폰(퐁)’이 합쳐진 말이다. 인터넷에서는 ‘가챠’라는 단어가 랜덤 아이템을 가리키는 게임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늘어나는 가챠샵들은 주로 작고 귀여운 피규어를 상품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키덜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또 다른 뽑기샵과 달리 실내 인테리어가 인형과 대형 피규어 등으로 잘 꾸며져 있어 적은 돈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서면에 위치한 한 가챠샵은 다른 뽑기샵들과 다르게 2층에 위치해 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가게 안에는 100여 개의 가챠퐁 기계와 사람들이 뽑을 수 있는 피규어 상품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가게 중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알 수 있을 만큼의 빈 캡슐이 수북이 모여 있다.
가챠샵을 찾은 손님 박남원(25, 부산시 진구) 씨는 “옛날에 100원 넣고 뽑기를 하던 기억이 나서 친구와 가챠샵을 찾았다”며 “학교 앞에도 비슷한 가게가 오픈했던데 인형 뽑기 다음으로 가챠샵이 유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챠퐁을 한 번 이용하려면 비교적 비싼 가격인 2,000~3,000원을 넣어야 한다. 무작위로 나오긴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피규어와 동일한 제품이 든 캡슐이 반드시 튀어 나오기 때문. 가챠샵을 찾은 남가은(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친구들과 인형 뽑기 가게도 자주 가는 편인데 인형 뽑기는 만 원 넘게 넣어도 하나도 못 뽑는 경우도 많다”며 “반면에 가챠샵은 실패 확률이 없어서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 대연동에 위치한 가챠샵 ‘토이친구’ 관계자는 일본에서 건너온 ‘혼자 문화’가 가챠퐁의 인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이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한 것도 가챠샵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인형 뽑기처럼 실패할 일이 없는 것도 가챠퐁의 인기 비결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챠퐁’은 말 그대로 랜덤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때문에 갖고 싶은 피규어가 나올 때까지 가챠퐁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챠퐁의 이러한 사행성으로 자칫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대학생 최하나(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요즘 인형 뽑기나 캡슐 뽑기처럼 자기 맘대로 얻기 어려운 것을 뽑는 게임이 유행인데 주변에 심한 사람은 한 번에 3만 원씩 쏟아붓기도 하더라”며 “돈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챠퐁은 꽝! 없이 피규어 하나는 득템할수있으니까 더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