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 이렇게까지 돈을 써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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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이렇게까지 돈을 써야 되나요?”
  • 강민아
  • 승인 2013.01.16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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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예비졸업생들이 졸업 작품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했다. 연말에 있을 졸업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졸업 작품을 만드는 일은 취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취업을 위한 졸업전시회가 학생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한 발표회로 그치는 일이 많아 실제로 예비 졸업생들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졸업작품 발표회는 주로 실기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과들이 준비하는데 미술학과, 디자인학과, 의상학과, 무용학과, 연극영화학과, 공학계열 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졸업 작품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과에 따라 혹은 작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작게는 30만원부터 많게는 약 500만원까지 비용이 든다. 학교에서 일부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부족함을 느낀 다수의 학생들이 사비를 들여서 준비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낀다.

의상학과 학생들에게 디자인과 원단 값이 큰 부담이다. 옷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무엇보다 디자인을 뒷받침해줄 원단이 생명이라 디테일한 부분의 원단까지 신경써야한다. 쓰고자 하는 원단이 없어 원단을 구하러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학생들도 허다하다. 원단에 따라 작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달라진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위주로 졸업전시회를 여는 무용학과는 기본이 약 200만원이다. 무용학과의 경우 학생들에게 필수라 할 수 있는 개인레슨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유명한 선생님일수록 레슨비는 더욱 올라간다. 또한 공연에 나갈 의상비와 작품 구성비 등 부가적으로도 비싼 돈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이 외에도 각종 재료비, 작품비 등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디자인학과, 미술학과 등의 예체능 계열 학과들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등록금에 졸업작품비까지 이중으로 돈을 지불해야하는 졸업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졌다. 그러나 취업을 위해선 학생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졸업작품에 큰 돈을 들이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큰 돈을 들이려 하지 않았던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션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김 씨는 분위기에 휩쓸려 졸업작품에 큰 돈을 들이게 된 케이스다. “처음엔 큰 돈 들일 생각 전혀 안했죠. 막상 준비를 시작하고 보니 주위 사람들은 큰 돈을 들여 졸업작품을 준비하는데, 돈을 안들이고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내자신이 괜히 위축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좋은 재료들 사고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조언구하러 다니느라 돈이 많이 나갔죠” 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졸업 작품에 이렇게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는 졸업 작품이 이들의 취업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졸업전시회라는 단 한 번의 기회를 통해 지난 4년간 배운 모든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만큼 많은 돈을 들였는데 과연 실질적으로 취업에 큰 도움이 되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지난 1년간의 학생들의 땀과 노력에 비해 졸업전시회가 단순히 1회적인 발표회로만 그쳐 발표회가 효율적이지 못하고, 학생들에겐 시원섭섭한 허무함을 주는 점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위해 지역 내 몇몇 학교들이 서로 협력하여 취업박람회처럼 졸업전시회를 열기도한다. 졸업전시회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학생들을 도와 실제로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또한 주위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이색적인 장소에서 발표회를 열기도 한다. 서울의 한 대학은 미술학과 학생들의 졸업전시회를 시내 버스에서 열었다.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며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위한 학교 측의 배려였다.

이렇듯 큰 돈을 들여가면서 취업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간절함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면, 학교 측은 졸업작품 발표회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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