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웃으면 세상이 따라 웃어요”... 웃음으로 행복 바이러스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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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웃으면 세상이 따라 웃어요”... 웃음으로 행복 바이러스 전파
  • 취재기자 강선지
  • 승인 2016.12.05 17:1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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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치료사 이미숙 씨가 살아가는 법...남편 잃고 걸린 우울증 극복, 자원봉사도 열심 / 강선지 기자

웃음치료사란 직업이 있다. 아직 사람들에게 낯선 직업이다. 그러나 무언가 남에게 웃음을 주고 웃고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란 것은 대강 짐작된다. 강의를 다니면서 수강생들이 웃도록 유도하여 마음을 건강하고 즐겁게 만들며 더불어 몸이 건강해지도록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특히 취업, 회사 내 스트레스, 다양한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갈등이 많은 요즘 사람들에게 웃음을 통해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이미숙(56) 씨는 웃음치료사다. “웃음 치료사란 사람들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웃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 저는 행복을 배로 받아요”라며 그는 해맑게 웃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곧잘 말을 걸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그는 삶에 근심 걱정 하나 없는 사람처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런 그에게 웃음 치료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묻자 의외의 답을 내놨다. “내 나이 서른에 남편이 죽었어요.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었지만 저는 엄마로서 여섯 살, 일곱 살 어린 두 아이를 책임져야 했죠”라고 담담하게 다사다난했던 과거사를 풀어놨다.

웃음치료사 이미숙 씨는 해맑은 미소와 천진난만한 인상을 지녔다(사진: 취재기자 강선지).

남편 사후, 가장이 된 그는 은행 사무원, 칼국수 가게 알바, 보험 설계사, 식당 설거지 알바 등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 일을 전전했다. 그러나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남편의 퇴직금으로 샀던 집마저 경매에 넘어가자, 그는 크나큰 좌절에 빠졌다.

그러던 2003년, 지인의 도움으로 한 보험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2년 후 그는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된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신입 사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승진한 것. 그리고 자신의 천직을 발견한다. “매니저 일을 하면서 내가 여러 사람 앞에서 강의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 앞에 서서 말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된거죠. 그때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그가 처음부터 웃음 치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보험회사 매니저로 일할 당시, 그저 사원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웃음 치료를 배웠다. 하지만 매니저 일이란 게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아 결국 2010년 회사를 그만두면서 우울증에 시달렸다. 길을 가다가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깝게 지내던 주변 웃음치료사들에게 치료의 목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점차 우울증을 극복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웃음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경성대 평생교육원에서 웃음치료사 자격증 교육을 받았고 2012년부터 인제대 평생교육원 수강생들을 가르쳤다. 그녀는 “자격증 과정을 한 번 가르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더 많은 강연을 다니게 되었어요. 내가 강의하고 싶은 것을 내 방식대로 접목할 수 있기에 더 알차게 수업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강의를 열심히 하다 보니 수강생들도 그 열정을 알아주더군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웃음치료사로서 이곳저곳에 강의하러 다닌다. 그녀가 찾아다니는 곳은 노인과 장애인들이 있는 복지시설이 많은데, 그녀는 사회적 약자인 그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나도 자식을 키우고 품에서 떠나보낸 사람이 되다 보니, 노인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공허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그들에게 당신들은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죠. 노인들에게 강의할 때는 그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 평소의 5배 이상의 힘을 쏟아 붓곤 해요.”

장애인 복지시설에 한 번 강의를 나갔던 것이 반응이 좋아 최근에는 두 번, 세 번 점차 강의 횟수가 늘었다. 그러다 결국엔 그녀의 강의를 듣고 웃음치료사가 되고 싶어 하는 장애인들의 자격증 취득과정 교육까지 도맡게 됐다. 그녀는 장애인이면서도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다른 장애인 센터에 가서 봉사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은 농인(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들과 소통하면서 웃음 치료를 하고 싶은 마음에 수화를 배우는 중이라며 몇 가지 수화 동작을 보여주었다.

강연 외에도 하는 일이 많은 그녀는 웃음 치료 봉사단체인 ‘하하호호 예술단’의 단장이기도 하다. 하하호호 예술단은 2014년에 창설된 웃음 봉사단으로 단원들 모두 웃음 치료 교육과정을 마친 웃음 치료 전문가들이다. 웃음 치료를 배워도 강단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과연 강의하지 않는 치료사들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고민 끝에 이 예술단을 창단했다고. 12월과 6월, 1년에 두 번 단원을 뽑는 이 웃음 봉사단은 춤에 웃음 치료를 더한 프로그램으로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녀는 “단원들과 진심을 담아 웃음 치료 봉사를 할 때마다 정말 뿌듯함을 느껴요. 진심을 담아 봉사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니까요”라며 그들이 하고 있는 봉사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녀는 자기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웃음 치료 강의에 도움을 얻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배우는 그 자체를 좋아해서 꾸준히 다른 것을 배우고 있다. 요즘은 수화 배우기와 함께 하모니카도 배우고 있으며, 가끔은 다른 사람의 강의를 들으러 가기도 한다.

이미숙 씨는 남을 웃게 하면 자신은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웃음 철학을 가지고 생활한다(사진: 취재기자 강선지).

그녀에게 웃음은 직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신의 건강을 되찾아 주었고, 외로움을 떨쳐내게 해주었으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웃음을 그녀는 자신의 삶 그 자체라 표현한다.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내가 먼저 웃으면, 세상은 따라 웃는다”고. 그녀는 이말을 그녀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세상을 웃기기 위해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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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E 2017-02-22 19:16:28
웃음바이러스가 멀리멀리 퍼졌으면 좋겠네요 ㅎㅎ

이미숙 2017-01-26 23:44:09
감사합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 나를 보고 따라 웃는다' 라는 소명으로 더 열심히 웃음바이러스 긍정바이러스를 퍼뜨리겠습니다^^

18cm 2017-01-18 15:45:14
정말 좋은일을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