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 둥실 날아 바람 타고 새처럼 자유를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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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둥실 날아 바람 타고 새처럼 자유를 만끽한다
  • 취재기자 이보현
  • 승인 2016.12.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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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양방산 패러글라이딩 체험기...최근 젊은이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며 인기몰이 / 이보현 기자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버킷 리스트’를 적어 실천에 옮기는 게 유행이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목록을 가리킨다. 죽을 날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마지막 삶을 그린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란 영화도 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려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버킷리스트에 최근 자주 등장하는 레저 스포츠가 있다. 바로 ‘패러글라이딩’이다. 불구의 백만장자와 젊은 간병인의 우정을 그린 <언터처블: 1%의 우정> 영화에서도 백만장자가 죽기 전 소원이던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패러글라이딩이란 낙하산과 글라이더의 장점을 합하여 만들어 낸 항공 스포츠로 별도의 동력 장치 없이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활강하는 레포츠이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방영된 <1박2일> 충북 단양 편에서는 연예인 박보검이 출연해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는 방송이 전파를 탔다. 그 여파로 충북 단양의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기 위해 사람들은 단양으로 향한다.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체험자 혼자서 단독 비행하는 것은 아니다. 패러글라이딩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전문가와 함께 패러글라이딩에 탑승하여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다. 

충북 단양의 양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단양 전경과 체험장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보현).

본지 기자가 찾아간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이 위치한 곳은 소백산 자락 양방산. 연중 300일 정도 비행이 가능한 곳이다. 단양IC에서 차로 30분 정도, 단양역에서는 택시로 14분 정도 달리면 산 입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차로 다시 10~15분 정도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올라가다 보면 양방산 정상에 도착한다. 그곳에 체험장이 있다.

정상에 올라서자, 단양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양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단양의 전경은 감탄이 절로 새나오게 했다. 온라인을 통해 예매한 체험표를 받고 활공장으로 향했다. 활공장에선 패러글라이딩 파일럿들이 비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교육을 지상에서 받은 뒤 전문가와 같이 하늘로 날게 된다. 오른쪽은 사전 준비 교육으로 분주한 활공장 모습이며, 왼쪽은 막 하늘로 치솓아 오른 패러글라이더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이보현).

활공장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들도 모두 패러글라이딩을 버킷리스트에 적은 사람들이리라. 글라이딩 체험하러 온 사람들의 연령대는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했다.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러 온 정태윤(24, 부산시 동구) 씨는 “항상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직접 하러 와 보니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패러글라이딩은 자격증이 없으면 개인 비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체험자가 앞에 위치하고 파일럿이 뒤에서 체험자를 안은 형태로 동승해 비행한다. 기자는 비행을 위해 안전 장비를 착용했다. 패러글라이딩 전문가인 파일럿의 지시에 따라 카운트가 시작되고, 카운트를 끝으로 절벽을 향하여 달렸다. 멈추지 않고 달리다 보면 절벽에 도착하고 더 이상 발을 디딜 곳이 없어질 때 패러글라이딩이 시작된다. 하늘에 몸을 맡기고 소백산 자락을 뒤로 한 채 패러글라이더가 하늘을 날았다.

비행을 시작하자 발 아래로 단양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비행 시간은 10분 정도가 소요됐다. 비행 시간 동안 체험자는 파일럿과 함께 단양 상공을 비행한다. 단양 시내를 굽이치는 남한강은 장관 그 자체였다. 

하늘에 몸을 맡겨 바람에 안긴 채 높이 날아다녔다. 새는 이렇게 하늘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며 자유를 느끼나 보다. 몸으로 직접 느끼는 바람은 자유로움을 느끼기 충분했다. 파일럿의 조종에 따라 좌우로 이동하면서 날기도 하고 곡선비행에서는 하늘에 눕듯이 비행하기 때문에 그 때의 스릴은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것이다.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느끼지 못하는 짜릿함이 전신을 감쌌다. 

비행을 마치고 착륙할 때에는 양 무릎을 펴고 다리를 뻗고 있으면 안전한 착륙이 가능하다. 체험자는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안전 착륙은 보장된다.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마치고 내려온 하의훈(30, 경남 김해시) 씨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해 온 패러글라이딩을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 있었고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에 아이가 태어나면 꼭 한번 이 곳에 다시 와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왼쪽은 취재기자가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무사히 착륙한 직후의 기념촬영 사진이다(사진: 취재기자 이보현).

10분 간의 아름다운 비행이 끝나고 착륙장에 도착했다. 패러글라이딩 파일럿 김대수(42, 충북 단양) 씨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지 22년이 되었는데 패러글라이딩은 비행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 같아요. 체험자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저희도 마찬가지로 행복해요”라며 “얼마 전 다녀간 <1박 2일>팀 중 박보검을 태운 파일럿은 지금 찾는 사람이 많아서 몸살이 날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전국에는 단양을 비롯해 많은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이 있다. 대표적인 패러글라이딩 체험 명소로는 전남 여수 미래산, 강원도 영월 봉래산, 경기도 양평 유명산, 제주 금오름이 있다. 그중 단양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은 해마다 단양군수배 전국 행글라이딩&패러글라이딩대회 등 각종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새처럼 날아보고 싶다’는 꿈을 꿔본 사람이라면 익스트림 아웃도어 레포츠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해 보자. 패러글라이딩 체험 가격은 8만 원이고, 고프로 동영상 촬영을 원한다면 2만원이 추가된다. 소음과 매연이 가득한 도심을 떠나 자연 속에서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에 도전하면 답답했던 가슴이 탁 트인다. 새가 되어 자유를 만끽하는 해방감은 실제 하늘을 날아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새가 되어 보자. 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패러글라이딩을 왜들 버킷리스트 상단에 적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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