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반대" 박사모 등 보수 단체, 대구·서울역 광장서 맞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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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 반대" 박사모 등 보수 단체, 대구·서울역 광장서 맞불 집회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6.11.27 07: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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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집회는 "10만명 집결" 호언과 달리 3,000명 모여...서울선 시민과 마찰도 / 정인혜 기자
26일 박사모 회원들은 '하야 반대' 맞불집회를 열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이 대구에서 ‘하야 반대’ 맞불집회를 열었다.

박사모 대구본부는 2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모여 ‘헌법질서 수호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10만 명이 모일 거라는 애초 주최 측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3,0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500명)이 참가했다. 집회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해 자유발언, 주제강연, 거리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헌법 질서 수호하자," "강제하야 절대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박근혜”를 연호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예상보다 크게 적은 인원에 참가자들도 당황한 듯 보였다. 참가자들은 카메라를 든 기자들에게 “오늘은 기자들이 왜 이렇게 안 왔나,” “다들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많이 좀 찍어가달라”며 취재를 독려했다. 취재진에게 적대적이었던 지난주 서울 집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탈북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통령의 자그마한 국가 실책으로 내가 대구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역대 전 대통령들의 비리를 언급하며 박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바지 입은’ 대통령보다 훨씬 깨끗하고 청렴한 정치를 했다는 것.

그는 “가족들 비리로 시끄러웠던 역대 전 대통령들과는 다르게 국가와 결혼한 박 대통령은 나라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며 “국가 발전을 위해서 재단 모금을 한 게 왜 죄가 되나. 문재인이나 똑바로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참가자들은 “박근혜 만세,” “문재인은 간첩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김진태 의원에 대한 언급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을 “이 시대의 이순신”이라고 칭한 그는 “저들의 정치 공세에서 우리 애국 보수 의원들을 지켜내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머리 위로 흔들며 환호했다.

이어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국민이 낸 세금이 광화문 집회 지원금에 불법적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민주당, 국민의당이 정당지원금으로 저들의 시위를 후원했다"며 "그 돈은 다 우리 세금이다. 내 돈으로 시위 지원하라고 허락한 적 없다. 여러분들은 허락하셨느냐”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절대 없다,” “추미애를 죽이자”고 소리쳤다.

이를 보는 서문시장 상인들의 시선을 그리 달갑지 않았다. 얼마 전 가게에 걸려있던 박 대통령 액자를 내렸다는 상인 강모(64) 씨는 “대통령이 잘못을 했으면 똑바로 지적할 줄 알아야지, 저렇게 우기기만 한다고 있던 잘못이 없어지냐”며 “가뜩이나 장사도 안돼서 죽겠는데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시부터는 거리 행진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서문시장에서 출발해 종로 입구까지 1km 구간을 행진하며 “탄핵 반대”를 외쳤다. 당초 집회 측이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 측의 집회 장소인 중구 중앙네거리까지 행진을 예고해 충돌이 예상됐지만, 경찰이 행진 구간을 일부 통제해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대구에서 박사모 회원들이 거리 행진에 나서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한편, 서울역 광장에서는 맞불 집회를 열던 보수 단체가 일부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지하철역에서 서울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둘러싸고 태극기를 흔들며 “하야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이를 본 대다수 시민들은 “탄핵 찬성,” “하야하라” 등 박사모의 구호에 대꾸했고, 박사모 회원들은 “닥치라”며 시민들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1인 시위자와 박사모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친일파 박정희 딸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나가라," "아버지처럼 총 맞기 싫으면 좋은 말할 때 나가라"는 팻말을 든 김병수(30) 씨는 박사모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대치했다. 이에 박사모 회원들은 “좌파 빨갱이 새끼,” “너희 아버지는 뭐하는 새끼냐” 등 욕을 하며 물병을 던지며 항의했다.

박사모 회원들이 김 씨를 끌어내리려는 등 충돌 조짐이 보이자, 경찰은 김 씨에게 위치를 옮길 것을 권했다. 이에 김 씨는 경찰 뒤에 자리를 잡았고, 이를 본 박사모 회원들은 “경찰이 빨갱이를 비호한다”며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이 경찰 뒤에서 시위를 이어가자 박사모 회원들이 항의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박사모 회원이라는 한 80대 남성은 “언론만 쓰레기인 줄 알았더니 경찰도 쓰레기였다. 이 나라가 언제부터 빨갱이들의 나라가 됐냐”며 가슴을 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은 잘못한 게 없다. 잘못이 있다면 한평생 나라만 알았던 잘못밖에 없다. 하루 빨리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역을 점거한 박사모 회원들의 시위는 이날 밤 10시 반이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 서울역으로 온 지방 참가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며 이들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일부 시민들은 “조용히 해라,”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울산에서 올라왔다는 주부 박지윤(37) 씨는 “광화문 집회에서 ‘우리나라가 아직 살만하구나, 시민들이 깨어있구나’ 하고 감동하고 왔는데, 이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다시 갑갑해졌다”며 “참 대단한 애국자들이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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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2016-12-10 16:04:41
경상도는 경제를 어지럽혀왔네요
이제 박삼모 여러분께 한표 보냅니다
대구 시민여러분. 광화문에서 탄핵반대하는 분들 힘내십시오 반드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도울것입니다 정의만을 위해 살아온 1인으로써 박사모. 박나모 보수단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전 최고의 브레인 김은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