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0만’ 사상 최대 촛불, 청와대 포위해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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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90만’ 사상 최대 촛불, 청와대 포위해 타올랐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6.11.27 04:2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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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00m 앞에서 "박근혜 퇴진" 구호...부산도 서면 중앙대로서 13만 명 집결 / 정인혜 기자
26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150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밤 9시 30분 기준 150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7만 명)이 참여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100만 명을 기록한 지난 12일 제3차 집회보다도 50만 명이 많은 규모다. 주최 측은 부산, 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40만 명을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190만 명이 집결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서울에는 아침부터 짙은 눈발이 날리고 낮 최고기온이 3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몰아쳤다. 이에 참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시민들은 점퍼 지퍼를 단단히 여민 채 광화문으로 모여들었다.

본 집회 시작 전 진행된 사전 자유발언대 행사에서는 종전 집회에서처럼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경기도 시흥에서 올라왔다는 고등학생 백준희(17) 양은 “정치를 잘 알지는 못 하지만, 박근혜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며 "고등학생도 아는 사실을 많이 배우신 장관, 국회의원님들께서 모르시는 건 말도 안 된다. 부끄러운 줄 알고 박근혜에게 하야를 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들은 촛불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호응했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광화문 본 행사는 박 대통령 비판 영상 상영, 자유 발언대, 특별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특별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가수 안치환, 양희은 등이 출연해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안치환은 “분노한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하는 이유는 처참하게 끌려 나오기 전에 퇴진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광야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다. 시민들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가사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꿔 부르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주최측은 오후 8시 1분간 일제히 촛불을 끄는 ‘1분 소등 행사’를 진행했다. 소등 행사에는 대한민국을 덮은 암흑을 촛불로 걷어낸다는 의미가 담겼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불을 껐고, 주변의 상점들도 함께 건물을 소등하며 행사에 동참했다. 어둠에 잠긴 광장에서 시민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방에서 상경한 한 농민이 소를 타고 광화문 광장 일대를 누비고 다녀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때문에 말 못 하는 소까지 고생”이라며 소에게 물을 줬다.

참가자들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오후 8시부터 9개 경로로 2차 행진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2차 행진이 시작되자 일제히 청와대 방면으로 걷기 시작했다. 행진 경로는 세종로 사거리에서 출발해 새문안로, 종로, 을지로 등을 거쳐 청와대 남쪽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이어졌다.

수십만 명의 시민들은 청와대 200m 앞까지 진출했음에도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들은 경찰 차벽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시민은 “대구에서는 오늘도 박사모 시위가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대구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받고 계실 거라 생각하지만, 대구 시민 모두가 다 그런 ‘꼴통’들은 아니다"라며 "박근혜가 퇴진할 때까지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가자”고 외쳐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오후 10시 넘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시위대 대부분은 광화문 광장으로 되돌아갔다. 일부 시민들은 1박 2일 밤샘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부산 서면에서도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13만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사진: 독자 제보).

한편 이날 부산에서도 10만여 촛불이 서면 도심 한가운데서 타올랐다. 시민들은 서면 중앙대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대회를 열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 당시 시위대가 중앙대로 일대를 일시 점거한 적은 있지만, 이곳에서 합법적인 시국집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7시 30분께 참가 인원을 10만여 명으로 추산했다가 래퍼 조PD의 마지막 무대가 열릴 무렵엔 13만여 명(경찰 추산 1만 5,000명)으로 최종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부터 청소년, 대학생, 노동자, 노인까지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청소년들은 사전대회를 열고 행진을 벌였고, 더불어민주당, 노동당, 녹색당 부산시당 등 야당 관계자와 민주노총 부산본부 소속 노동자들도 대거 참가했다. 

오후 8시께엔 서면교차로에서 교보문고까지 700여m 구간이 촛불로 가득 찼다. 래퍼 조PD가 <시대유감 2016(상실의 시대)>를 부르자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9시 10분부터 시작된 행진은 중앙대로와 전포대로 두 갈래 길로 나뉘어 문현 로터리 방면으로 향했다. 문현로터리에 선 시민들은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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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미니 2016-11-27 21:57:32
국민들 자랑스럽습니다!
참여는 못했지만 1분 소등행사는 참여했습니다.
우리의 함성이 제발 전달되길..

moa 2016-11-27 20:16:48
사상최대!
직접참가하진 못했지만 함께 응원했네요;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