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중고교재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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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중고교재 바람이 분다
  • 강민아
  • 승인 2013.01.16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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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의 봄을 맞아 모든 대학가 서점에는 강의 교재를 준비하기 위한 학생들로 붐빈다. 그런데 서점에 들어선 학생들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비싼 교재 값에 부담을 느껴 필요한 책들을 모두 사야할 지 고민되기 때문이다. 책값은 매년 오르는 추세여서 매 학기마다 들어가는 비싼 교재 값은 등록금의 부담을 안은 학생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경성대학교 재학 중인 손세주 씨는 얼마 전 새 학기에 필요한 교재를 사러 갔다 예상치 못한 비싼 교재 값에 놀라 책들을 다시 내려놓았다. 필요한 책 값을 모두 합하니 약 12만원 가까이 되었다. 결국 손 씨는 필요한 전공 서적들 중 2 권을 같은 과 선배에게 물려받기로 하였다. 손 씨는 “비싼 돈을 주고 새 책들을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요? 선배님이 쓰던 책을 물려받으면 교재에 들어가는 돈도 절약할 수 있고, 선배님들의 필기도 있어 오히려 더 좋아요”라고 말했다.

신문 방송학과를 전공하는 김현지 씨는 얼마 전 도서관에서 교양 서적을 대출하여 복사 집으로 향했다. 2만원 가까이 하는 교양교재를 사기에 적지 않은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책을 구입하지 않고 제본하여 적은 비용으로 책을 마련하는 일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선 당연시 되었다.

이들과 같이 교재 값을 아끼기 위한 알뜰 대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새 학기에 필요한 교재들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8일 부산대학교에서 벼룩시장이 성황리에 열렸다. 학생들의 교재비에 대한고충을 덜어주고자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벼룩시장이라는 헌책 장터를 마련한 것이다.

3일 동안 열린 벼룩시장은 전공서적과 교양서적을 싼 값에 사기위한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판매를 원하는 학생이 책 값을 책정해 총학생회 게시판에 접수하면 총학생회가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장터가 운영된다. 학생회 측은 전공 서적 한 권당 평균 약 3~4 만원 정도 하는데 이 책들을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 게시판을 통한 학생들의 온라인 교류도 활발해졌다. 학생들이 서로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사고파는 것이다. 책을 사려는 학생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해당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이 연락을 취해 서로 책을 사고파는 식이다. 중고 서적이라도 책의 상태가 깨끗할 수록 책 값은 더 올라간다.

사회 복지를 공부하는 나현정 씨는 며칠 전 학교 게시판을 통해 대학 교재 2권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헐값에 샀다. 그녀는 학교 게시판은 책을 사고 팔기위한 학생들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필요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또한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팔고자하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 서로서로에게 이익인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의 온라인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과 많은 학교 총학생회에서 발 벗고 나서서 학생들을 도와주는 모습들은 학생들 사이에선 등록금을 비롯해 대학교재도 많은 부담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 사이에 불고 있는 뜨거운 중고 열풍은 한동안 식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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