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 받는 불통 대통령에게 끌려다녀서야," 대 언론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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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 받는 불통 대통령에게 끌려다녀서야," 대 언론 비판 고조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11.16 0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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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2차례 사과담화에 기자단 질문 안 받아..."일문일답 보장 안 되면 보도 보이콧하라"/ 정혜리 기자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비상시국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포커스뉴스 이승배 기자 photolee@focus.kr, 본지 특약).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검찰까지 싸잡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현장에서조차도 ‘청와대의 요청’이라며 질문하지 않고 방청객 노릇만 하는 언론에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사실상 꼬리 자르기와 자기 변명에 급급했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지난달 25일 이뤄진 최초의 사과는 1분 40여 초의 녹화방송이었고, 지난 4일의 2차 사과는 녹화 방송 비판을 의식해 생중계로 9분 방송했다. 하지만 이 두 번의 사과 모두 일방적 담화문 낭독이었고,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다면서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반응이다. 일부 여론은 이와 함께 대통령 앞에서 타자 연습만 하고 있을 것이냐고 언론의 무기력증에도 책임을 물었다. 지난 13일 서울대 조국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 언론 제안’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직접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이 글은 1,700여 건 이상 공유되며 공감을 얻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신주영(25, 서울시 동대문구) 씨는 “조국 교수와 마찬가지로 다른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언론인의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며 “왜 청와대 출입기자라는 사람들이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는지 언론인을 꿈꾸는 학도로서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또 신 씨는 “국민은 연예인 사생활 같은 것 말고 우리나라 대통령의 생각과 대답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조국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캡쳐해 트위터에 다시 올렸다(사진: 조국 교수 트위터 캡쳐).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으로서 헌정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정치 사범이자 당사자인데, 그를 앞에 두고 청와대 기자단은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며 “언론 또한 이번 사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으로 지목되는 현실에서 청와대 기자단의 이런 모습은 언론으로서의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15일에는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대통령에게 질문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기자단은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청와대에서 질문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기자회견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 공동대책위원회 임순혜 공동대표는 “기자는 당연히 ‘질문하는 사람’인데 그런 당연한 사실을 촉구하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공동대표는 “필요하다면 권력과의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청와대 기자단을 전면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내로 이뤄질 검찰 조사에 앞서 대통령이 담화에 나설 경우 기자단의 질문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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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2016-11-16 18:27:07
이제 그만하실때도 된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