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달리며 해안 경관도 보고, 비엔날레도 가고...시티투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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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달리며 해안 경관도 보고, 비엔날레도 가고...시티투어 인기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6.11.14 14:0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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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단위 시티투어버스 운영...광안리해수욕장·민락수변공원·고려제강 와이어박물관 등 순회/ 김수정 기자

낯선 도시일수록 계획을 잘 세워야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때 편리한 게 바로 시티투어 버스다. 잘 모르는 도시의 관광지 이곳 저곳을 친절하게 버스로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각 도시마다 버스를 이용한 시티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티투어’란 도시의 주요 관광 명소와 쇼핑센터, 호텔가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한 시내 순환 관광. 낯선 여행지에서 대중교통 이용이나 이동 동선에 대한 관광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방법으로 시티투어 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외국에선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도쿄, 시드니 등 유명 도시에서 시티투어 버스가 있다. 한국에서도 서울, 부산, 광주, 고양 등 여러 도시에서 시티투어 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산의 시티투어 버스는 광안리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 등과 같이 뛰어난 해양경관지를 행선지로 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부산관광공사가 2006년에 운행을 시작한 이후 2층 버스를 선보이는 등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시티투어버스(BUTI)가 시가지를 달리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부산 시티투어버스에 이어 태종대 주변을 순환하는 점보버스도 영업을 시작했다. 부산 시티투어버스와 점보버스는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오륙도, 송도, 센텀시티, 용궁사 등 부산의 기존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운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알려지지 않은 부산의 명소를 소개하는 구 단위 투어 방식도 등장했다. 해양경관 위주의 기존 부산 여행에서 더 나아가, 골목의 속살까지 느껴볼 수 있는 여행이 대세로 떠오른 것. 부산 동구는 2015년 6월부터 산복도로 일대를 여행하는 ‘이바구 투어버스’를, 부산 사하구는 을숙도와 다대포, 감천문화마을을 여행하는 ‘에코문화 탐방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도 '구 투어'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6 부산 비엔날레’가 해운대구와 수영구에서 열리고 있는 수영구청은 부산 비엔날레 행사 시기인 지난 9월 3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비엔날레로 떠나는 광안리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기업 여행사인 ‘에코투어 거위의 꿈’과 협약을 맺어 운영된다.

수영구청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는 올해 초부터 계획된 프로그램으로, 여행사와 구청이 협의한 결과 부산 비엔날레 기간에 실시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수영구에서는 비엔날레로 떠나는 광안리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사진: 부산시 수영구청 문화공보과 제공).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는 부산 중에서도 수영구의 볼거리에 집중된 여행 상품. 수영구는 관광버스 투어로 해수욕장 개장기간 외 관광객 유치 증대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 코스에는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를 제외하고는 부산시티투어와 중복되는 곳이 없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투어버스에 동승해 코스별로 문화관광 해설 및 스토리텔링을 담당한다. 이들은 수영구 평생학습관의 수영구 알리미 과정 및 문화관광 해설사 과정을 수료했다. 문화관광해설사 서명선 씨는 “내가 사는 곳, 수영의 지명이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수영이 어떤 곳인지 알리고 싶었다. 더불어 수영의 문화와 역사성, 전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광버스 투어 이용료는 1인당 1만원이며 이용자 중 비엔날레 관람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입장료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5시 광안리 호메르스 호텔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서 탑승할 수 있다. 하루 한 번만 운영되며, 10명 이상의 단체 관광의 경우 사전 신청하면 평일에도 운행이 가능하다.

투어 코스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민락수변공원, 수영사적공원,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 고려제강 수영공장(부산비엔날레 전시장), 광안대교 순이다. 관광객들은 광안리해수욕장에 있는 투어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해안가를 따라 달리면서 해변공원과 광안리의 해양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광안리 해안가가 끝나갈 무렵이면 민락수변공원이 나온다. 민락은 ‘여민동락(與民同樂)’에서 유래된 말로, 국가가 백성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민락수변공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음식 테마거리이자, 전국 최대 민락 횟촌 거리로, 관광객 뿐만 아니라, 부산시민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수변공원 입구에서 관광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수변공원을 충분히 산책한 후 다시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버스를 타고 광안리 해안가를 달리며 수영구의 해양경관을 살펴 볼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버스를 타고 가는 이동시간에도 수영구 역사에 대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수영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동해 쪽에서 해상 방어를 담당했던 해군본부, 즉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곳으로 ‘수군’의 ‘수(水)’자와 ‘절도사영’의 ‘영(營)’자를 따서 수영이란 지명의 유래가 됐다.

버스가 그 다음 멈추는 곳은 수영사적공원. 수영사적공원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25명의 수군과 백성들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이곳에는 독도를 침범하지 말라고 대마도에 가서 담판한 안용복 장군을 기리는 충혼사당과 충혼탑도 있다. 사적공원에 있는 수영민속예술관 놀이마당에서는 수영야류와 지신밟기 등 수영구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 공연도 선보인다. 수영야류와 지신밟기 공연은 토요일 오후 2시 30분에서 오후 3시까지 30분간 펼쳐진다.

문화관광해설사 서명선 씨가 수영사적공원에서 수영구 투어버스 이용객들에게 문화관광 해설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수영민속예술관 놀이마당에서는 수영구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 공연을 볼 수 있다(사진: 부산시 수영구청 문화공보과 제공).

버스가 멈추는 네 번째 장소인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Kiswire Museum)는 장치산업 발전의 핵심소재인 와이어를 모형과 영상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준비된 곳이다. ‘와이어’란 금속선을 말하는 것으로 강철 철사를 여러 개로 꼬아 만든 줄이다. 와이어는 크레인용, 선박용, 교량용, 임업용, 케이블용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된다. 키스와이어센터는 와이어를 생산하는 고려제강이 이전한 후 기존의 공장을 와이어 박물관으로 조성한 곳. 와이어로 힘을 떠받치는 현수교인 광안대교의 교각을 붙들고 있는 거대한 와이어도 이곳에서 생산됐다고.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Kiswire Museum)에서는 산업 발전의 핵심소재인 와이어에 대해 모형과 영상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Kiswire Museum)는 다리에 쓰이는 각종 와이어와 부품들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둔 곳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 바로 아래쪽에는 고려제강 수영공장이 있다. 수영공장도 고려제강이 옮기고 난 3,000평의 거대한 빈 창고를 개조해 ‘2016 부산 비엔날레’의 제2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11월 31일까지 열리는 부산 비엔날레를 관광객들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1시간가량의 관람이 끝나면, 버스는 다시 광안대교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린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센텀시티 일대의 경관을 감상한 후 출발할 때 탑승했던 광안리 호메르스 호텔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투어가 마무리된다.

‘2016 부산 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hybridizing Earth), 다중지성의 공론장(Discussing Multitude)'이란 주제로 진행된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마지막으로 광안대교를 타고 달리며 광안리해수욕장과 센텀시티 일대의 경관을 감상하는 것으로 투어를 마무리한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여행사 ‘에코투어 거위의 꿈’의 이준경 대표는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는 관광산업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시티투어라는 개념을 수영의 전통, 역사, 문화, 바다 4가지에 접목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이준경 대표는 “(수영구 투어버스를) 여행사가 제공하는 버스와 가이드로 여행지를 매력 있게 보여주는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구는 투어가 끝난 후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다. 일반 개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단체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학교 기관에서도 찾아오고, 합창단, 지역자치 조직 등에서도 문의가 늘고 있다. 

‘비엔날레로 떠나는 광안리 여행’의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 탑승을 위해 대기 중인 관광객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손재민(18, 부산시 사상구) 군은 “수영구청에서 만든 홍보물을 보고 비엔날레 기간을 맞아 고등학교 미술부 친구들과 같이 투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광객 강경록(18, 부산시 사상구) 군은 “처음 와보는 비엔날레라서 기대되고 수영구에 대해서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투어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보인 관광객도 있었다. 최경란(52, 부산시 진구) 씨는 “수영구에 대해서는 잘 모르던 부분들을 알아서 좋았다. 하지만 비엔날레를 관람할 때 전문 도슨트와 연계해서 설명을 해주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영구청 문화공보과 담당자는 “수영구 관광버스 투어는 수영구를 대표하는 유적지와 관광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 부산 시티투어가 맡기 어려운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우리 구 관광지를 활성화하고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11월 30일까지는 시범 운영기간이지만, 이 기간 동안 이용자 추이를 보고 운행을 계속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영구 관광버스 시티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에코투어 거위의 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하거나 전화로 예약 신청하면 된다(www.gsgd-travel.com, 051-507-9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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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2016-11-19 00:26:29
대부분 도시의 시티투어가 관광자원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영구 관광투어는 정말 근사해서 저도 타보고 싶어지네요.
많은 관심과 사랑 듬뿍 받기를 바래요 ^^

떤따인 2016-11-17 15:06:32
시티투어 버스는 잘 알고 있었는데 이바구길투어버스나 구 투어 버스는 처음 알았네용!!! 저도 투어 버스 한 번 이용해봐야겠어용~~~

김성진 2016-11-17 14:23:37
부산시티투어 버스는 자주 봐 알고 있었는데 자치구 자체를 소개하는 투어버스가 있다는 소중한 정보를 얻었네요
이 기사만으로 수영구의 유례를 알게되어 시간 내어 버스투어를 해보고싶구요
소중한 정보 감사....

샤이니스타 2016-11-17 11:23:30
정말 멋지네요! 대학 때 부산 가면 가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멋진 풍광까지 눈에 담을 수 있는 부산 시티투어, 마구 떠나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