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에 유린된 나라 경제, 이게 진짜 문제다
상태바
최순실에 유린된 나라 경제, 이게 진짜 문제다
  • 칼럼니스트 윤삼수
  • 승인 2016.11.08 17:1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분고분하지 않다고 미운 털 박힌 한진해운의 퇴출.... 그 후유증은 깊고 넓을 것
칼럼니스트 윤삼수

쑥대밭도 이런 쑥대밭이 없다. 온 나라가 한 요망스런 여인의 농간에 유린당했다. 지난 12일 광화문 100만 촛불시위는 한 사인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어준  박근혜 대통령에게 큰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 밖에 선택지가 없는 듯하다. 더 이상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외교와 국방에 관한 통치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듯 하나 이 역시 말이 안된다. 국제적으로 이미 망신살이 뻗쳐 있는데 무슨 외교를 할 수 있나. 미국의 새 대통령 트럼프가, 중국의 시진핑이, 일본의 아베가 리더십을 잃을 대로 잃은 박 대통령을 대면하려 하겠는가.

최순실 국정 농단의 마수는 사면팔방 펼쳐졌고, 사회 구석구석 어디 안 미친 곳 없을 정도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고약한 짓 중 하나는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기업인을 겁박하고, 그 기업을 위기에 몰아넣은 일이다. 이는 기업인의 사업 의욕을 꺽고 기업 문화를 왜곡시킬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국익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으로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트럼프 리스크에 최순실 쓰나미까지 겹쳐진 대한민국의 경제가 나락까지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한국 경제를 덮친 최순실 쓰나미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진해운의 퇴출을 들 수 있다.

2년 전 한진의 조양호 회장은 이사들의 거센 반대를 물리치고 제수가 운영하던 한진해운 인수를 결정했다. 선친이 일군 기업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후 2년간 1조 2,000억 원을 집어넣었고 회생을 위해 3,000억 원의 정부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재 400억원까지 출연했다. 정부가 추가 사재 출연과 무한책임을 요구하자 조회장은 “법과 원칙에 어긋 난다” 며 버티다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도덕적 해이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힐책까지 들었고 결국 8월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한진해운을 포기했다.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국감에서 박영선 더불어 민주당의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매출액과 비교해 적은 10억 원을 미르재단에 냈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가게 된 것도 돈을 조금밖에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고 말했다. 최순실에게 밉게 보여 미운털이 박혀 한진해운 퇴출과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 났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97척의 컨테이너선 중 미주 및 유럽항로에 59척을 운항했으나 한진해운 사태 이후 미주 및 유럽 노선에 새로 투입되거나 대체된 선박의 약 70%가 외국선사 13척, 국내 6척이다.

미주노선은 현대상선이 5,000teu(20피트 컨테이너 1대)급 컨선 5척, 2 얼라이언스가 5,000teu급 컨선 6척 운항 중이고 한진해운 동맹사 CKYHE 얼라이언스의 양밍라인도 기존항로의 기항지에 부산을 추가해 4,000teu급 컨선 4척 운항 중이다. K라인도 같은 방식으로 4,000teu급 컨선 2척과 8,000teu급 컨선 1척을 운항중이다.

유럽항로는 현대상선이 4,600teu급 컨선 1척 운항 중, 유럽항로는 워낙 노선이 많아 한진해운이 선적하던 물량 대부분이 타 노선으로 흡수돼 대체선 투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신규 및 대체노선 이외에 기존에 외국선사가 운항해온 국제항로가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해 가고 있음을 볼 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외국 선박으로의 물류 이탈은 매우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운임도 한진해운 주력 노선이었던 미주노선의 운임이 종전 40피트 컨테이너 1개 운임이 1,200달러에서 2,000달러로 67%나 상승했다.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 원가가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던 알짜배기 1만 3,000teu 컨테이너선 9척을 선박 금융을 제공한 유럽 금융권이 뺏어갔다. 이 컨선은 경쟁사인 세계 최대의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이 6척, MSC가 3척을 인수해 짭짤한 장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박펀드 조성 등에 모두 6조 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3,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해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을 일으킨 지 두 달 만이다. 정부는 국내 조선사에 국적 해운사의 수주 물량을 몰아준다는 계획이다. 대우해양조선은 연명을 하겠지만 국적 해운사의 경쟁력 강화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바닥을 친 용선료보다 새 배를 사 용선료를 갚는 원가가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을 쏟아부을 것 같으면 왜 한진해운을 퇴출시켰을까.

한진해운은 브랜드를 살리려면 네임벨류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채권단 동의가 필요하고 약 7억달러 규모의 미불금 정리, 우발 채무 및 화주 클레임 발생 우려 등의 약점이 있다. 이보다는 한진해운을 미니 원양 선사로 회생시켜야한다.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50여 척의 컨테이너선으로 원양항로를 서비스하는 미니 원양정기해운사로 새로운 국민기업으로 회생시키는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회생방안 마련이 늦어질수록 공익채권 규모가 커져 회생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12월 23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에 앞서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국민기업으로 회생시키는 방안은 신인도 하락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채무 및 클레임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 반면 한진해운 네임벨류 활용이 불가능하고 한국 해운의 신뢰도가 하락한다는 단점이 있다.

회생계획 안에는 과다부채와 비싼 용선료 선박 정리, 클레임 방지 대책이 포함되어야 하고 현재의 영업조직 및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적정선대 및 운영자금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원양항로를 서비스하는 선사로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4-5천 억의 운영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부산 경제는 태풍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미 퍼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물이 배에 찼다.

최순실의 농간에 놀아나 나라 경제를 뒤헝클어놓고 때늦은 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 놓은 정부 관료들 역시 훗날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설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비상등은 이미 켜졌다. 정권 말 정책 동력이 상실되기 시작했다. 한국경제는 20년 전 외환위기 때 같은 경제 위기마저 느껴지고 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순실 사태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침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마음 2016-11-19 00:38:39
이 정부는 자기 사욕만 있고 국민이나 나라경제에 대한 관심이 없는 듯해요.
국가경제적으로 정말 큰 문제네요. 외국 좋은 일만 하고.

해뜸맘 2017-01-08 07:08:26
재산 다뺏아 국가로 가져오면
어려운 국민들 수백명을 도와줄수 있을텐데..
요즘 나라 기사보면 답답하고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