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해외언론도 주목...“무속인이 대통령 조종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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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해외언론도 주목...“무속인이 대통령 조종했다니”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6.11.07 03:3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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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YT, "박대통령은 꼭두각시" 풍자... 일반 외국인들도 "민간인 국정 개입은 끔직한 일" / 정인혜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해외 반응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청계광장 집회 현장(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5%까지 떨어진 가운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외신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은 이번 스캔들을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외신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와 두 차례 열린 청계광장 촛불집회 소식도 발 빠르게 전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던 지난 5일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하야를 원하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며 이번 사태의 경과를 자세하게 보도했다. 

최순실이 누구인지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최 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에서는 박 대통령을 최순실의 꼭두각시로 묘사한다(Ms. Park is depicted as a puppet)"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또한 “사극에서나 등장하던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게 너무 부끄럽다”는 한 시민의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의 성난 여론을 전했다. 같은 날에는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그림을 사설란에 싣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란에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그림을 실었다(사진: 뉴욕타임스 사설란 캡처).

영국 BBC뉴스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BBC는 ‘무속인(shaman)’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을 조종한 무속인”이라고 최순실을 지칭한 BBC는 "그가 박 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을 고치고 기업들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일반 외국인들의 반응도 냉담한 편이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베이레 피아(24, 대학생) 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끔찍하다”고 평했다. 그는 “일반 개인이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짓밟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 집권 4년간) 한국인은 자신들이 뽑지도 않은 외부인의 통치에 휘둘리고 있었던 것 아니냐.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이 본인 관리도 스스로 못하고 연설문도 못 쓴다던데 나라는 어떻게 관리하냐”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케인즈 마리(29, 초등학교 수학교사) 씨도 피에르 씨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처음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음모론 중 하나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요즘 뉴스를 보니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며 “무속인이 대통령을 조종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마리 씨는 한국인들의 집회 문화가 인상적이라는 평도 내놨다. 그는 “(집회를 보니) 한국인은 미국인과 비교하면 정치에 관심도 많고 나라에 애정도 많은 것 같다”며 “한국 일반 시민들의 집회 참여도가 높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피에르 씨와 마리 씨는 모두 박 대통령의 하야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멕시코·이탈리아 국민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자국의 경우에 비춰볼 때 이번 사태가 그렇게 심각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멕시코와 이탈리아는 가장 부패가 심한 OECD 국가 각각 1위, 3위에 선정됐다. 한국은 9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거주하는 마스코 일레니아(29, 영상 디자이너) 씨는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사건을 보니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지적하는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일레니아 씨는 “국민의 분노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과거에도 단기적으로 시위만 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 사건도 묻힐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에서는 이보다 더 한 일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박 대통령이) 하야까지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통령 하야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유보했다.

멕시코 톨루카에 사는 비니시우스 실바(33, 캐나다 유학생) 씨는 “(통치권자의 비리는) 솔직히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멕시코에서는 이런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희망이 없다. 더 끔찍한 것은 국민들도 (비리에) 무뎌졌다는 것”이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인의 참여의식이 굉장히 부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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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송이 2016-11-22 10:36:47
아니 이게 무슨 나라망신인지...
비꼬고 난리났네요
이 나라에 산다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될줄이야 ㅠㅠㅠㅠ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국민들이 정확한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마음 2016-11-19 21:30:23
최 순달을 최 스캔달로 표현했군요.
나라 이미지가 좋아야 국력이 발전하는데
석기시대 같은 일이 벌어지니 참 문제입니다,

오아시스 2016-11-18 20:58:22
영화나 드라마에 있을법한 일이 어찌 우리나라에...
촛불하나하나에 담긴 국민의 뜻을 수렴하여 얼른 결단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돈도 실력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엄중히 수사하고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나라가 되길 정말 바라고 바랍니다

쿡따라 2016-11-16 20:11:05
해외까지 망신살 지데로 뻗었네요~ 정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게 넘나 부끄럽네요~
하,,,,,우짜다가 나라가 이지경까지 온 건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참담하고 한숨만 나오네요ㅜㅜ하루빨리 민심을 제대로 읽고 엉릉 결단을 내리셔야 수습이 될텐데 자리만 지키고 시간만 끌면서 버틴다고 될일이 아닌것 같은데,,,허수아비 꼭둑각시 대통령 더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