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온다. 집회에서는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탄핵,’ ‘하야’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의 각 대학에서도 시국선언문이 발표되고,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부산대 총학생회와 24개 청년단체는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믿고 맡긴 권력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사용돼 국민이 허탈감과 상실감에 통탄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지금의 불의를 명명백백히 밝혀내 제 역할을 다하라”고 이번 사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도 잇따라 나붙었다. 지난 27일 부산대 게시판에는 익명의 대자보가 붙었다. ‘하야하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하야하라. 대통령의 사과에는 미안함도, 반성도, 책임감도 어느 하나 느껴지는 게 없다”며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거세게 비판했다.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는 부산 경성대에도 붙었다. ‘2016년에도 여전히 외쳐야 하는 개헌 철폐 독재 타도’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글쓴이는 “봉건 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2016년 한국에서 일어났다”며 현 정권의 국정 문란을 강하게 질타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6일 ‘민중총궐기 부산 준비위원회’는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집회 측 추산으로 800여 명이 모인 이 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은 국정 농단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날 정오께 부산민중연대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47개 시민·사회 단체도 부산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회는 당장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27일 박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도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해당 행사는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 기념식으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 첫 외부 일정이었다. 시위대 6명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 근처에서 "최순실의 꼭두각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구호를 외치다 현장을 경호 중이던 경찰에게 제압당했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박 대통령을 향한 부산 시민의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 방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또는 탄핵’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가운데 부산·경남권에서도 35.3%가 이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부산·경남권의 박 대통령 지지율 역시 20.6%로 곤두박질쳤다.
한편 주말에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진다. SNS에서는 네티즌들이 ‘#그런데 최순실은?’ ‘#나와라 최순실’ 등의 해시태그 운동과 함께 ‘박근혜 탄핵집회, 29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이라는 문구를 퍼뜨리며 이번 집회에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