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매력에 빠져 42년간 카메라를 숙명처럼 붙들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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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매력에 빠져 42년간 카메라를 숙명처럼 붙들고 살았다"
  • 취재기자 박준우
  • 승인 2016.10.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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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특집] 이란 영화거장 마흐무드 칼라리 촬영감독, '마스터 클라스' 강연 / 박준우 기자
이란의 저명한 촬영 감독 마흐무드 칼라리가 10일 동서대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박준우)

이란의 저명한 촬영감독 마흐무드 칼라리가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나의 영화, 나의 인생’에 강연자로 참석해 자신의 영화 세계를 풀어 놓았다.

매년 영화 거장들을 초청해 그들의 예술세계와 인생을 되돌아 보는 자리를 마련해 온 마스터클래스는 올해는 아프리카 영화계 최고의 거장 술레이만 시세와 이란의 촬영감독 마흐무드 칼라리를 초청했다. 술레이만 시세는 오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1951년 출생해 올해 65세가 된 칼라리 감독은 <순수의 순간>(1996년),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200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년), <생선과 고양이>(2013년) 등 다수의 작품을 찍어 이란 최고의 촬영감독으로 꼽히는 거장.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심사위원에 위촉돼 부산을 찾았다. 

칼라리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이 촬영감독이 된 계기와 촬영장에서 맺어지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촬영감독이 된 것은 우연에서 시작됐지만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일 처음 ‘이미지’를 접한 건 어릴 적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기 위한 카메라를 본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그리고 18세 때 처음으로 카메라를 샀고 23세에 신문사에서 사진작가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사진 전시회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영상도 사진과 다를 바 없다며 촬영을 해보지 않겠냐고 칼라리 감독에게 제안을 했다는 것. 흥미를 느낀 칼라리 감독은 촬영을 맡았고, 그 때 제작한 작품이 12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최고 촬영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고 한다. 그는 “사진을 배운 것이 후에 나의 촬영 감독 경력에 큰 도움이 됐다”며 “사진 촬영을 통해 빛의 구조, 소재 간의 차이 등에 대한 감각과 시각적 사고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감독으로써 감독, 스텝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감독과 촬영감독의 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구축된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신뢰가 있다면 감독이 없을 때 촬영 감독이 촬영했어도 그것이 감독이 원하는 장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선 감독과 촬영감독 사이에 영화의 전체 컨셉, 분위기, 원하는 장면 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른 스텝들과의 관계 역시 영화는 팀워크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뀐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 두 가지 모두 존재한다"며 좋은 점으로는 다양한 샷과 다양한 방법으로 촬영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으며 기존 필름 카메라가 가진 제약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을 꼽았다. 나쁜 점으로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통용돼온 일종의 원칙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점을 들었다.

또 촬영 감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 핸디캠 등으로 누구든 촬영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만, 그것으로 훌륭한 영화 촬영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화가 주는 핵심은 ‘카메라’"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삶이다”라는 말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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