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숱한 갈등 딛고 오늘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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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숱한 갈등 딛고 오늘 팡파르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10.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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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등에서 299편 상영...영화계 앙금·'김영란법'으로 행사 규모 축소 / 정혜리 기자
오늘 오후 6시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다. 사진은 작년 개막식 장면(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늘(10월 6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달 15일까지 열흘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번 영화제에선 개막작 <춘몽>, 폐막작<검은 바람> 등 69개국에서 출품된 29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중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122편에 이른다.

영화배우 설경구, 한효주 씨의 사회로 열리는 개막식에는 김동호 조직위원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관계자들은 물론 국내외 영화감독,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이 다수 레드카펫을 밟는다. 임권택, 이두용, 김수용, 정지영, 김유진, 허진호, 곽경택, 김기덕 감독 등과 배우 신영균, 강신성일, 김희라, 안성기, 명계남, 기주봉, 김의성, 조민수, 배종옥 씨 등 영화계 원로와 스타들이 참석한다. 

또 이번 영화제 기간 중에는 이라크의 후세인 하싼, 미국의 벤 영거, 독일의 요하네스 나베어, 일본의 구로사와 기요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 등과 배우인 미국의 마이스 텔러, 일본의 키미시라이시 모네, 프랑스의 데보라 프랑수아 등 해외 게스트도 다수 참여한다. 

이번 영화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과 세계 각국의 신진 영화감독의 작품들이 경쟁 형식으로 상영되는 '뉴 커런츠'를 비롯, 최근 국내에서 화제를 모은 신작을 상영하는 '한국영화의 오늘' 등 다양한 상영 일정이 마련돼 있다. 또 '한국영화회고전'에선 이두용 감독이 초대돼 <경찰관>(1978년), <내시>(1986년) 등 8편의 작품이 집중 상영된다. '오픈 시네마'에선 미국 네이트 파커 감독의 <국가의 탄생>, 인도 라케이시 옴프라카시 감독의 <미르지아-전설의 사랑> 등 8편이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에선 이밖에도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마스터 클래스, △핸드프린팅,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아주담담, △특별대담, △짧은영화, 긴수다 등이 마련돼 영화팬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핸드프린팅, 오픈토크 행사는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5일 부산을 통과한 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해운대 백사장이 침수피해를 입는 바람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월드프리미어를 비롯한 기대작이 대거 포진해 영화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개막작 <춘몽>은 한국영화로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장률 감독의 신작.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한예리와 실제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양익준, 박정범, 윤정빈이 출연했다. 폐막작 <검은바람>은 이라크 출신 후세인 하싼 감독의 영화로 IS로부터 고통을 받는 소수민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거장, <언어의정원>, <초속5cm>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도 이번 영화제의 기대작 중의 하나. 또 2년 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영화 <위플래시>의 제작진이 새로운 재즈뮤지컬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영화 <라라랜드>는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뽑혀 극찬받기도 했다.

한편, 올해 영화제는 운영 독립성을 둘러싸고 영화제 측과 부산시가 지난 2년 간 심각한 갈등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봉합된 이후 열리는 터여서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에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병수 부산 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고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영화제 준비가 본 궤도에 올랐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올해 영화제가 열릴지도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 299편의 영화를 선보임으로써 외형적으로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화계의 앙금이 채 풀리지 않은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의 여파로 올해 부산을 찾는 영화인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한 비상대책위원회의 단체 9개 중 4개가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나머지 4개가 보이콧을 유지하고 1개가 중립 의견을 내고 있는 상태.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은 보이콧을 유지하지만, 개인 자격 비공식 참석은 영화인 개인의 선택에 맡긴다고 밝혔다.

또 레드카펫과 함께 배우를 보기 위해 영화팬들이 많이 찾는 스타로드 행사가 없고 포럼과 컨퍼런스 숫자도 줄었다. 특히 밤마다 해운대 곳곳에서 열렸던 대형 배급사가 주최하는 ‘영화인 행사’도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사라졌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영화인들은 부산시에 책임을 묻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개막식 레드카펫에 설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제 측은 전반적으로 영화제 규모는 작아졌지만 갈등을 딛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지난 9월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지난 20년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해 향후 20년을 위한 영화제 비전을 마련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첫 번째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개봉한 <아수라>의 제작 홍보를 위해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영화사 사나이픽쳐서 사단, 올해 레드카펫을 밟는 영화인들의 숫자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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