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판매, 공적기부를 동시에... '코즈 마케팅,' 자영업에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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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판매, 공적기부를 동시에... '코즈 마케팅,' 자영업에도 확산
  • 취재기자 김지원
  • 승인 2016.10.0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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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 7,000여 '착한가게' 연간 43억 모금...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늘어 / 김지원 기자

최근 많은 기업들이 제품 판매와 공적인 기부를 연결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라고 한다. 'cause'는 대의명분이란 뜻으로 코즈 마케팅은 결국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최근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코즈 마케팅의 하나인 ‘착한가게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착한가게 캠페인은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민간 모금기관인 각 시·도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해 중소 규모의 자영업자가 매달 매출액의 일정액을 기부하면 그 가게에 ‘착한가게’라는 칭호를 부여하는 캠페인이다. 착한가게 캠페인에 참여한 가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공하는 외부 부착용 현판과 실내용 스티커(일명 행복 스티커)를 받고 연말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부금 영수증도 제공받는다.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하는 가게들은 이런 현판을 벽에 걸고 있다. 사람들은 소비도 하고 기부도 하는 착한가게를 선호하는 편이다(사진: 지오 씨 제공)

착한가게는 업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인터넷이나 전화로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월 최소 3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약정하고, 매달 약정한 금액을 공동모금회 전국 17개 지회 중 가입한 곳의 착한가게 계좌로 입금한다. 이렇게 모인 착한가게 기부금은 공동모금회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아동·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가족, 지역사회 등에 사용된다.

착한가게 캠페인은 2005년에 시작됐다. 현재 서울 1,500여 곳을 비롯해 울산 1,900여 곳, 경상북도 1,000여 곳, 부산 500여 곳 등 전국에 1만 7,000여 곳의 자영업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 중 서비스 및 도소매업종이 3,700여 곳, 외식업종이 2,300여 곳, 그 외는 기타 업종들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대비 2015년 착한가게 수는 약 2,000 곳이 늘었고 꾸준히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한 모금액은 총 42억 9,000만 원이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지오(34, 울산시 남구 무거동) 씨는 매달 착한가게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불우이웃을 도울 방법을 찾던 지 씨는 지인의 소개로 착한가게 캠페인을 알게 돼 기부에 참여하게 됐다. 지 씨는 “꼭 가진 게 많아야만 남을 돕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착한가게는 손님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줘 가게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마트를 운영하는 김모(43,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씨 역시 착한가게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김 씨 가게에서 착한가게 현판을 본 손님들이 김 씨에게 그게 무엇이냐고 묻는 일이 잦다. 김 씨는 “손님들도 착한가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손님들도 자기들의 가게 이용이 기부와 연결된다는 것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아진(23,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씨는 단골 카페가 착한가게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점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방문한 카페가 착한가게 운동에 참여한다니, 커피 한 잔에 쓴 돈이 아깝지 않았다. 커피도 마시고 기부도 하니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일부러 착한가게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이모(22, 부산시 남구 문현동) 씨는 직장 근처 착한가게 식당의 단골이다. 이 씨는 점심시간 때 일부러 착한가게 식당을 찾아간다. 이 씨는 “이왕 점심식사 비용을 쓸 거면 나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주위의 착한가게 식당이나 카페를 많이 찾는다. 착한가게가 주위에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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