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등급(1~5등급, 인지지원등급) 받은 어르신 대상 운영
물리치료, 재활 프로그램,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운영
최근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많은 유치원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노치원'이 개설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치원은 유치원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착안하여 노인 돌봄에 적용한 주간보호기관으로, 장기요양등급(1~5등급, 인지지원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주간 시간 동안 목욕, 식사, 기본 간호, 치매 관리, 응급 서비스 등 어르신들의 심신 기능을 유지 및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대상자가 아동에서 노인으로 바뀐 유치원이라 할 수 있다.
노치원의 핵심 운영 가치는 어르신들의 인지 및 신체 잔존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고 향상시켜, 자립적이고 존엄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또한 어르신들이 지역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노치원은 유치원처럼 송영 서비스(어르신을 집에서 센터로, 센터에서 다시 집으로 모시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삼시세끼 식사와 간식까지 제공한다. 일부 센터에서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저녁 도시락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노치원에서는 물리치료, 재활 프로그램,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어르신들에게 특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의료 면허 소지자, 경력 5년 이상의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 또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소지자만이 노치원을 운영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족 부재 시 어르신 돌봄이 필요하거나,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은 어르신이 적적함을 느낄 때, 보호자들이 돌봄 부담을 덜고 싶을 때 주로 이용되는 시설이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 10년간 유치원 등 아동 기관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된 사례는 총 283건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올해는 전환 사례가 지난해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진숙 의원은 “장기적인 영유아 시설 폐업과 장기요양기관 수요 조사를 통해 정부가 공공 서비스 확충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 시설과 요양 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어린이 시설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찾기가 어려운 반면, 요양 시설은 시설에 비해 수용 인원이 많아 걱정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이용자인 이모(52, 부산 남구) 씨는 “아버님은 가족에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요양 시설로 들어가시겠다는데 사실 시설에 비해 수용 인원이 많으면 제대로 케어가 될까 싶기도 하고 차라리 가만히 요양하는 것보다는 노인 유치원에 가서 마음 맞는 친구분들도 만나고 계속 움직이시다보면 노년 생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에 맞춰 노인 돌봄 공공 서비스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치원 지원 복지가 확대된다면 더 많은 어르신들이 이를 이용하게 되어, 1인 노인 가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고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