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 시 전주번호찰을 이용해 빠르게 위치 설명 가능
첫줄 숫자 중 앞 두 개는 위도, 뒤 두 개는 경도 표시
첫줄 알파벳과 다음 줄 세 숫자는 세부적인 위치 나타내
길 잃을땐 첫줄과 둘째줄 숫자 알파벳 여덟개 알려줘야
전봇대는 전선을 지탱하기 위해 세운 기둥으로, 전신주라고도 불린다. 전봇대에는 각각 고유번호가 부여돼 기둥에 부착되어 있는데, 이 번호를 통해 나의 위치를 간단하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전국에는 약 850만 개 이상의 전봇대가 설치돼 있다. 전봇대의 설치 간격은 지역별로 다르다. 도심지는 30m, 도시지역은 40m, 농촌지역은 50m 간격으로 설치된다.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돼 있기에, 대략적인 거리 파악을 원할 때 전봇대의 개수를 세어봄으로써 거리를 짐작할 수 있다.
전봇대를 성인 키 높이의 위치에서 바라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이 적힌 판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전봇대의 고유번호로 ‘전주번호찰’이라 불린다. 전주번호찰에는 위도와 경도를 포함한 지리 정보와 그 선로의 몇 번째 전봇대 인지를 알려주는 위치 정보가 적혀있다.
전주번호찰을 보면 첫 번째 줄에는 네 개의 숫자와 하나의 알파벳, 그 밑줄에 세 개의 숫자가 나열돼 있다. 첫 줄의 숫자 네 개는 국가기본도에서 해당 전봇대가 속한 좌표 번호로, 앞의 두 숫자는 위도를 나타낸다. 그다음 두 숫자는 경도를 나타낸다. 나머지 알파벳과 아랫줄의 세 숫자는 세부위치를 나타낸다. 내 위치를 설명하고자 할 때는 이 여덟 자리의 숫자와 알파벳을 알려주면 된다.
그 밑의 세 줄은 선로명을 의미한다. 앞의 글자는 주변 동네 명칭을 딴 선로명칭이고, 뒤의 알파벳과 숫자들은 몇 번째에 위치한 전봇대인지를 알려주는 선로번호다. 아래쪽에 있는 네 개의 숫자는 전봇대의 시공년월을 나타내고, 그 밑으로 각각 전봇대 길이와 시공회사가 적혀있다.
전단지나 광고 스티커 부착으로 인해 전봇대에 있는 전주번호찰을 가리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전봇대에 전단물을 붙이는 것은 불법일뿐더러, 이로 인해 전주번호찰을 가리게 된다면 위치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큰 방해가 되기에 주의해야 한다.
주변에 특정할 만한 건물이 없어 당장 나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경우, 근처에 전봇대가 있다면 전봇대에 나와 있는 숫자를 활용하면 쉽게 나의 위치를 전달할 수 있다.
요즘에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가능하기에 굳이 전봇대 번호를 봐야 하나 싶을 수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위치추적은 휴대전화의 기지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도심에서는 500m 도심 외는 2~3km 반경으로 오차가 생긴다. 이 때문에 실제 위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봇대의 위치 정보는 정확한 위도와 경도, 세부위치가 나와 있고 전봇대 간의 거리도 짧아 더 빠르게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위급상황이 발생하여 112나 119에 전화를 걸면 지금 위치한 주소를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다급한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전달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럴 때 전봇대 번호를 활용하면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나의 위치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