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없는 음료나 큰 캐리어 등은 안전사고 유발
“음료 들고 타려다 탑승 거부당해”... 승객들은 불만
작년 말부터 부산광역시에서는 버스 탑승 시에 음료나 캐리어 등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고 있거나, 여의치 않은 상황에 의해 많은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2023년 10월 6일 자 부산광역시 시내버스 운송약관 개정안에 따르면, 시내버스 탑승 시에 일회용 용기 등에 담긴 반입금지 음식물 또는 불결, 악취 등으로 다른 여객에게 피해가 될 염려가 있는 물품을 소지한다면 운전자가 제지할 수 있다.
반입금지 음식물의 기준으로는 의자 등에 부딪히거나,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린 경우 등 가벼운 충격으로 인해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는 음식물로 일회용 용기에 담긴 뜨거운 음료나 얼음 등 음식물, 뚜껑이 없거나 빨대가 꽂힌 캔, 플라스틱병 등에 담긴 음식물 등이 그 대상이 된다.
차내에서 취식할 목적이 아닌, 단순히 운반하기 위해 소지하고 타는 포장된 음식물 또는 식재료 등은 반입이 가능하다. 종이상자 등으로 포장된 치킨, 피자 등 음식물,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병 등에 담긴 음료, 따지 않은 캔에 담긴 음식물, 밀폐형 텀블러, 보온병 등에 담긴 음식물, 비닐봉지 등에 담긴 식재료 등이 해당된다.
차내에서 포장 또는 밀폐된 용기에 담긴 음식물을 개봉하거나, 음식물을 취식하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수분 섭취를 목적으로 밀폐된 용기에 담긴 음료의 일시적 취식은 가능하다.
또, 차내 휴대품에 대하여 여객 1인당 차내 반입이 허용되는 휴대품은 중량이 20kg 미만이고, 부피는 50×40×20cm³ 미만이어야 한다. 항공기 내 반입용 20인치 여행 가방이나 40L 장바구니 카트 규격은 반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정책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다. 대학생 김진영(23) 씨는 “몇 주 전 버스를 타고 급히 이동해야 했는데 들고 있던 커피 때문에 결국 버스를 못 타고 택시를 타야 했다. 음료를 들고 타면 안 된다는 규정을 잘 알지 못했던 때라, 탑승 거부를 당했을 때 너무 당황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또, “커피를 자주 마시는 편인데, 이동을 위해 버스를 타러 갈 때마다 커피가 처치 곤란이 되어서 불편하다. 음료를 들고 타지 못하게 한다면 들고 있던 음료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나 보관함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그냥 처리도 못 하고 버스도 못 타게 된다”고 말하며 음료를 처리하는 데도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규제에 대하여 찬성하는 시민도 있다. 음료 반입을 제재함으로써 버스 내부 환경이 더 쾌적해졌다는 것이다. 부산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임가은(22) 씨는 “불편함도 있긴 하지만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규제다. 음료를 아예 반입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테이크아웃이 아닌 밀폐된 용기에 음료를 받는다면 문제없이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리어 반입 규정에 대해서는 불편함이 있다고 언급했다. 임가은 씨는 “부산에 관광지가 많다 보니 캐리어를 끌고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상당히 곤란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캐리어 규정에 대해선 합의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많은 승객이 불편함을 느낌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버스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함이다.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음료는 버스가 급커브나 정지를 할 때 쉽게 쏟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근처에 있는 승객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옷을 더럽히게 된다. 또, 바닥에 쏟은 음료는 버스 기사가 처리하기 전까지 다른 승객에게 불쾌함을 준다. 음료를 두고 내리거나 버스에 버리고 나가는 승객으로 인해 버스가 쓰레기통이 되기도 한다.
크기가 큰 캐리어는 출입구를 막거나 승객들이 지나가는 통로를 막아 이동에 불편을 준다. 고정이 되지 않는 캐리어는 자칫하면 통로를 따라 구르며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안전사고를 발생시킨다.
승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반입 가능 물품에 관한 규정이 실시되고 있지만, 이 규정으로 인하여 또 다른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규정을 더 알 수 있도록 홍보하거나 버스정류장 근처 쓰레기통 설치, 버스 내 캐리어를 실을 수 있는 공간 마련 등의 추가적인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