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지난 1일부터 모든 중고거래에 수수료를 매기는 안전결제 시스템을 의무화했다. 번개장터의 안전결제는 제3의 금융기관이 결제대금을 보관하고 거래 완료한 뒤 판매자에게 정산하는 에스크로기반 안전 거래 시스템이다.

해당 결제 방식에는 3.5%의 수수료가 붙고 수수료는 번개장터가 가져간다. 번개장터가 안전결제 시 구매자에게 부과되던 수수료가 무료라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수수료를 판매자의 판매 대금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결제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안전결제 시스템에 수수료를 그대로 판매자에게 전가하는 꼼수라는 지적과 함께 불만이 제기되며 유저들의 탈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채팅창에서 직거래를 위한 계좌번호나 휴대전화 번호, ‘계좌’, ‘송금’, ‘이체’와 같은 단어를 입력하면 상대에게 일절 전송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이용자도 나온다. 당사자 간 대면 거래를 원해도 수수료가 발생하는 안전결제를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의 판매 수수료 항의에 번개장터는 “판매자께서는 판매 수수료를 고려해 가격 책정해주시면 되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평소 번개장터를 통한 중고 판매를 즐기는 대학생 최모씨(23, 부산 사하구)는 "수수료 무료를 외치더니 대놓고 수수료를 얹어 팔라는 얘기랑 다를 게 없다. 중고거래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거랜데 왜 안전결제를 의무화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판매자 측의 답답함을 호소했다. 

구매자 측은 사기방지에 효과적인 방법이라 적극 찬성이라는 입장도 있다. 과거 중고거래를 이용했다가 다른 물건을 받는 등 사기 경험이 있는 대학생 김모씨(23, 부산 남구)는 "마음 놓고 어떤 물건이든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 수수료가 얹어진 가격이라도 상관없다"라며 "사기만 방지할 수 있다면 안전결제 의무화는 적극 찬성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번개장터의 안전결제 의무화에 대해 모두가 환영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채팅방 검열을 통해 직거래가 불가능해져 손글씨 사진을 전송하는 등 안전결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렇게까지 해가며 앱을 이용할 이유가 있나", "돈을 내든지 이용하지 않든지 둘 중 하나다" 라는 등의 불만을 호소하며 굳이 번개장터만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남겼다. 

취재기자 최진홍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