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 올해도 '최고 선수'?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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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 올해도 '최고 선수'?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
  • 취재기자 최동현
  • 승인 2024.07.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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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역대급 타격 성적… MVP 정조준
데뷔 2년 차 거너 헨더슨, fWAR 1위… 저지의 최고 라이벌
내셔널리그보다 더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 후끈
안 소토, 바비 위트 주니어 등 쟁쟁한 선수 다수 포진

2024시즌 메이저리그의 절반이 지났다. 7월 17일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이 끝나면,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의 전반기도 마무리된다. 시즌의 절반이 흐른 지금, 아메리칸리그의 최우수 선수상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누구일까. 후보 나열 기준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각종 스탯을 모아둔 팬그래프닷컴에서 제공하는 승리기여도(fWAR)를 기준으로, 승리기여도가 가장 높은 5명을 뽑아봤다.

승리기여도란, 한 선수가 팀의 승리에 얼마나 공헌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스탯이다. fWAR이 7인 선수는 팀의 7승을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fWAR이 7인 선수가 빠지고, 언제든지 팀의 구멍을 메울 수 있는 최저 연봉의 선수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고 치자. 그럼 그 팀은 7승을 거두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보다 MVP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베팅업체의 정보를 제공하는 커버스닷컴(covers.com)에 따르면, 애런 저지(32)의 MVP 수상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저지의 뒤를 쫓아오는 선수들의 배당률도 큰 차이가 없다. 팬그래프닷컴이 제공하는 fWAR 순위를 바탕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노릴 수 있는 5명을 살펴보자.

아메리칸리그 fWAR 1위 – 거너 헨더슨, fWAR 6.0

거너 헨더슨이 지난 6월 26일, 5회 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26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사진: MLB닷컴 캡처).
거너 헨더슨이 지난 6월 26일, 5회 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26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사진: MLB닷컴 캡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내야수 거너 헨더슨(23)이 아메리칸리그 fWAR 1위를 차지했다. 헨더슨은 올해로 데뷔 2년 차를 맞이하는 어린 선수다. 작년 데뷔 시즌에 만장일치로 신인을 차지한 헨더슨은 소포모어 징크스(여러 분야에서 2년 차에 1년 차보다 부진하는 경우)가 무색할 정도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헨더슨은 아메리칸 리그 홈런 2위(26개), 장타율 2위(0.604), wRC+(조정득점창출력) 3위(177)을 기록하며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헨더슨은 83경기 중 81경기를 유격수로 출장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손에 꼽힐 만한 수비 실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유격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다. 유격수는 포수 다음으로 내야에서 수비 부담이 많아 수비에서 체력을 많이 쓰기 때문에 공격에서의 기대치가 낮다. 그러나 헨더슨의 타격은 리그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데뷔 2년 차의 선수가 유격 수비를 잘 해내면서 공격까지 리그 최고 수준으로 해내고 있다. 헨더슨이 지금 모습을 시즌 종료 때까지 유지한다면, 뒤에 소개될 애런 저지의 만장일치 MVP 수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칸리그 fWAR 2위 – 애런 저지, fWAR 5.9

현대 야구에서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은 모두 금지약물의 힘을 빌렸다. 금지약물은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최악의 부정행위로, 미국 야구계는 금지약물의 힘을 빌리지 않은 선수의 60홈런을 바라고 있었다. 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53세의 나이로 타계), 뉴욕 양키스의 영구결번 외야수 로저 매리스(51세의 나이로 타계)만이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청정 타자로 남아 있었다. 2022시즌 전까지는.

2022년 애런 저지는 로저 매리스가 갖고 있던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61개)을 깨는 62개의 홈런을 날렸다. wRC+는 209를 기록했고, fWAR은 11.6을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29)가 MVP 1위 표 2장을 가져가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진 못했다. 수많은 야구계의 전설들을 소환할 정도로 애런 저지의 2022시즌은 전설이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언급될 것이다.

2023시즌 부진했던 애런 저지가 이번 시즌 다시 폭발하고 있다. 3월과 4월에 큰 부진을 겪은 애런 저지는 5월에 타율 0.371, OPS 1.416, 홈런 14개, 2루타 12개를 기록하며 5월의 선수상을 받았다. 6월에는 타율 0.409, OPS 1.378, 홈런 11개, 2루타 5개를 기록했다. 6월의 선수상도 저지의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애런 저지의 5~6월은 2022시즌의 애런 저지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현재 애런 저지는 아메리칸리그 타율 2위(0.316), 출루율 2위(0.436), 장타율 1위(0.708), 홈런 1위(31개), 타점 1위(82개), wRC+ 1위(214)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은 메이저리그 압도적 1등이다. 주로 중견수에서 뛰는 애런 저지의 수비는 리그 평균보다 살짝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부족한 수비를 대신할 만큼 너무나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베팅업체들도 저지의 MVP 수상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애런 저지가 이 페이스를 시즌 종료까지 유지한다면 저지의 라이벌은 그 누구도 아닌 2022년의 자신일 것이다.

애런 저지가 지난 6월 30일, 1회 초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31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사진: MLB닷컴 캡처).
애런 저지가 지난 6월 30일, 1회 초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31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사진: MLB닷컴 캡처).

아메리칸리그 fWAR 3위 – 후안 소토, fWAR 5.0

작년 김하성(28)의 동료였던 후안 소토(25)가 아메리칸리그 fWAR 3위에 위치했다. 작년 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긴 소토는 이번 시즌 저지와 함께 양키스의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다. 소토는 아메리칸 리그 타율 6위(0.303), 출루율 1위(0.437), 장타율 5위(0.568), 홈런 6위(20개), wRC+ 2위(185)를 기록하고 있다.

소토는 통산 출루율이 0.426에 달하는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선수다. 그의 눈을 바탕으로 확실한 타격만 하는 소토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외야수 중 한 명이다. 2024시즌 개막 전 MLB닷컴에서는 소토를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애런 저지가 너무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소토의 MVP 수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소토는 저지의 MVP 수상을 저지할 수 있는 충분한 선수다.

후안 소토가 지난 6월 28일, 6회 초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20호 홈런을 쏘아 올린 모습이다(사진: MLB닷컴 캡처).
후안 소토가 지난 6월 28일, 6회 초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20호 홈런을 쏘아 올린 모습이다(사진: MLB닷컴 캡처).

아메리칸리그 MVP 4위 – 바비 위트 주니어, fWAR 4.8

바비 위트 주니어가 지난 6월 30일, 5회 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장타를 날려 3루에 슬라이딩하는 모습이다(사진: MLB닷컴 캡처).
바비 위트 주니어가 지난 6월 30일, 5회 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장타를 날려 3루에 슬라이딩하는 모습이다(사진: MLB닷컴 캡처).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스타, 내야수 바비 위트 주니어(24)가 fWAR 4위에 위치했다. 바비 위트 주니어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데뷔 3년 차를 맞이하는 캔자스시티의 주전 유격수다. 저번 시즌 30홈런-49도루를 기록하며 30-30클럽에 가입한 바비 위트 주니어는 이번 시즌에 더욱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바비 위트 주니어는 앞서 소개한 3명의 선수들에 비해 타격은 아쉬운 편이다. 아메리칸리그 평균 이상은 확실한 선수지만 MVP 수상을 노리기에는 조금 부족한 실력이다. 바비 위트 주니어의 뛰어난 유격 수비와 헨더슨 다음으로 좋은 타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fWAR 4위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fWAR 5위 – 개럿 크로셰, fWAR 3.7

개럿 크로셰가 지난 6월 30일, 6회 초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이날 11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는 모습이다(사진:MLB닷컴 캡처).
개럿 크로셰가 지난 6월 30일, 6회 초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이날 11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는 모습이다(사진:MLB닷컴 캡처).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투수 개럿 크로셰(25)가 fWAR 5위에 위치했다. 내셔널리그 fWAR 상위 5명은 모두 타자였다. 아메리칸리그 fWAR 상위 5명 중에서도 유일하게 타자가 아닌 투수다. 크로셰는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이 12.59다. 크로셰의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1위다. 클래식 스탯인 승패와 평균자책점을 보면 6승 6패의 성적, 평균자책점이 3.02로 리그 평균의 투수라고 볼 수도 있다. 크로셰의 클래식 스탯은 리그 평균인데, 어째서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 승리기여도가 1등일까?

크로셰의 FIP는 2.32로 아메리칸 리그 1위다. FIP란, 수비 무관 투구(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의 약자로 수비수와 무관한 투수 본인만의 삼진, 사사구, 피홈런만을 이용해 투수의 평균자책점을 재구성한 것이다. 투수의 투구와 수비수들의 수비는 절대 뗄 수 없는 관계다. 크로셰의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 7위인데, FIP가 1위라는 뜻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아쉬운 수비가 크로셰의 자책점에 꽤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말했듯 크로셰의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은 메이저리그 1위다. 팀의 승리를 위해 온전한 투수 본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삼진을 잡아 아웃카운트를 하나 늘리는 것이다. 땅볼 플레이, 병살타 같은 것들은 모두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온전히 투수 본인의 힘이라고 보긴 힘들다. 높은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이 증명하듯, 크로셰는 메이저리그 탈삼진 1위(141개)를 차지하고 있다. 크로셰의 뛰어난 탈삼진 능력이 승리기여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수가 MVP를 받기 위해서는 리그에서 최고로 압도적인 투구 성적을 보여주어야 한다. 승리 수도 많아야 하고, 평균 자책점도 엄청 낮아야 하며, 탈삼진은 300개를 넘거나 300개에 가까워야 하고, 160km의 직구를 쉽게 던지는 팔을 가져야 한다. fWAR은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에서 1위고, 아메리칸리그 전체에서도 5위지만 크로셰의 MVP 수상은 0에 가깝다.

이 외에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내야수 호세 라미레즈(31)와 외야수 스티븐 콴(26),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외야수 카일 터커(27)가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즌 절반이 흐른 현재, fWAR을 기준으로 한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를 살펴보았다. 애런 저지가 현재 폼을 유지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할지, 헨더슨이나 소토가 후반기 엄청난 활약으로 저지의 MVP를 가로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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