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패배 지분 따지는 '문철빵'...청소년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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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패배 지분 따지는 '문철빵'...청소년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 취재기자 명경민
  • 승인 2024.05.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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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진행자에 논점 정해 패배 지분 묻는 '문철빵'
판돈으로 거액 걸려 청소년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법조계, "도박 및 사기죄 성립될 수 있어 주의해야" 경고

“너 때문에 게임 진 것같은데, ‘롤문철’ 뜰래?” 게임에서 패배해 분노한 플레이어들이 채팅을 주고받는다.

‘롤문철’이란 ‘롤(리그오브레전드, LOL) 게임 중 갈등이 생긴 플레이어들이 서로 논점을 합의한 뒤, 자신들보다 실력이 뛰어난 인터넷 방송 진행자(이하 진행자)에게 누구에게 패배의 지분이 큰지 판단을 대신 맡기는 인터넷 방송 콘텐츠이다.

게임 내에서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모습이 마치 교통사고의 과실비율을 따지는 ‘한문철’ 변호사를 연상시켜 ‘롤’과 ‘문철’을 합쳐 ‘롤문철’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현재 롤 프로게임단 감독이자 진행자 ‘김대호’ 감독이 시청자들의 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게임을 직접 관전하며 피드백을 해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유행한 게임 콘텐츠이다.

'문철빵' 콘텐츠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도박으로 빠져
'문철빵' 콘텐츠가 '청소년 도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문제는 ‘문철빵’이라는 콘텐츠가 나온 이후부터 시작된다. 각자 돈을 걸고 진행자의 판단으로 패배지분이 적은 사람이 돈을 전부 가져가는 일종의 내기인데, 10만 원의 소액부터 그 액수가 점점 늘어나 많게는 800만 원의 거액을 거는 사람들도 나오며 점점 사행성을 띄고 과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진행자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를 가져가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활용한다. 게임 플레이어 중 상당수가 10대라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도박’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 내기의 승패를 오롯이 진행자 개인의 주관에 맡기는 콘텐츠의 특성상, 결과를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진행자와 미리 접촉해 판정결과를 편파적으로 조작한 뒤 마치 공정한 판단을 하는 것처럼 상대방을 속여 내기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지난 5월 8일, 한문철 변호사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문철빵' 콘텐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사진: 한문철TV 캡처).
지난 5월 8일, 한문철 변호사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문철빵' 콘텐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사진: 한문철TV 캡처).

이에 당사자인 한문철 변호사는 콘텐츠의 사행성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지난 5월 12일,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와의 인터뷰에서 “커피나 밥 내기처럼 소액으로 하면 괜찮겠지만, 이렇게 된다면 지인도 아닌 이가 시비를 걸어 돈을 잃을 수 있는 ‘사기’에 가깝다”라며 “이렇게 도박하고 사기를 치는 콘텐츠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법조계도 도박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9일, 게임 전문 ‘이철우’ 변호사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액수가 지나치게 고액이거나 같은 사람이 여러 번의 콘텐츠를 신청했는가 하는 부분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콘텐츠의 진행자 역시 ‘도박 개장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롤문철’ 콘텐츠가 충분히 도박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게임 실력이 뛰어난 이에게 지난 게임을 보여주며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고 개선하려는 것은 좋으나, 괜한 자존심에 거액을 걸고 내기를 하는 행위는 본래의 의도와는 한참 떨어져 있으며 ‘도박’에 해당할 수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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