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문제에 관한 두 꼭지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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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에 관한 두 꼭지의 詩
  • 편집위원 박기철
  • 승인 2016.08.1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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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5제(題), 열 번째 마지막 / 편집위원 박기철

그동안 황령산 칼럼에 필자는 쓰레기와 관련된 글을 써왔다. 그 맥락을 이어서 2015년 1월 1일부터 매일 쓰레기 보고서를 쓰기 시작해서 12월 31일까지 썼다. 그 글들을 모아 <아 ~ 쓰레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부제는 ‘쓰레기에 관한 1년 365일 everyday 인문생태학 관점의 보고서’라고 했다. 그 책 끝 부분에 운문으로 된 두 개의 시로 마감했다. 이로서 쓰레기에 관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책으로 출판된 1년 365개 글들

 

 

 

 

쓰레기의 감사말

산길도 없는 이름도 없는
인적도 드문 이 동산에
우릴 가지고 오더니
無心히 마구 두고 갔어요

우리 몸에 물과 커피를
가져와 마시더니 無用해진
우릴 이렇게 두고 간
사람들이 원망스러워요

오백년 이상 無常으로
구천을 맴돌 뻔할
신세를 수습해 쓰레기통에
버려주시니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無生의
삶을 편안히 마칠 수
있게 되어 제 혼백이
올라가고 흩어지겠습니다.

 

 


쓰레기의 애원소리

“받아 들이니까 바다라 했을까요?”
꼬시니까 꽃이고
도니까 돈이고
보니까 봄이고
사니까 사람이겠지요.

쓸어질 것이라 쓰레기일텐데
쓸어지지도 못하고
구천을 맴도는 쓰레기가
눈물 흘리며 애원합니다.
“부디 저를 거두어 주세요. 사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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