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부산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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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부산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 김혜경
  • 승인 2013.01.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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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 무거동에 사는 최해선(40) 씨는 주말에 해운대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으로 친구들과 쇼핑을 간다. 그리고 해운대 바닷가에 들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 후 집으로 돌아온다. 울산에도 백화점이 있지만, 최 씨는 이렇게 부산으로 쇼핑을 간다. 자신의 집에서 울산 백화점까지는 30분가량이 걸리는데,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해운대까지 40분이면 갈 수가 있어, 최 씨는 울산 백화점보다 규모가 큰 부산 백화점으로 가는 것이다.

최 씨는 “고속도로가 생겨서 해운대까지 아주 가까워졌다. 바다구경도 할 겸 부산으로 쇼핑을 가면, 잠깐 사이에 두 도시를 여행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최 씨는 예전에 울산에서 부산 대연동에 있는 시댁까지 2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생긴 후에는 1시간이면 시댁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자, 울산 시민들의 생활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통된 부산-울산 고속도로는 총 연장 47.17km로 한국도로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1조 2660억 원을 들여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에서 울산시 울주군 범서면 굴화리까지를 연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 씨처럼 울산 지역에서 부산으로 쇼핑을 오는 원정 쇼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 점은 3월 3일 문을 연 이후 울산 원정 쇼핑객이 한 달 만에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하였다. 이 수치는 울산시민 110만 가운데 10%가 한 달 만에 1회씩 신세계 센텀시티를 찾은 것을 나타내지만, 백화점 담당자는 실제 방문 고객은 집계된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말에 신세계 센텀시티 점을 방문한 울산시 북구 호계동에 사는 김주영(41) 씨는 “이곳 백화점 규모가 아주 크고 고속도로에서 가까워서 울산에 사는 친구들도 쇼핑하러 센텀시티에 많이 온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울산에서 부산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울산 지역 시외버스회사인 강남고속은 울산 시외터미널에서 해운대 터미널 사이를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4000원의 버스 요금을 받는다. 울산에서 해운대까지 약 50분이 걸리는 이 차를 이용해 통학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경성대학교 제품디자인학과 김현용(27) 씨는 “전에는 울산과 부산이 너무 멀게 느껴졌는데 고속도로가 생기고 나서는 1시간 정도면 학교에 올 수 있어서 통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 남구 일대에 위치한 대학들이 부산-울산간 통학버스를 신설했다. 남구 용당동에 있는 동명대학교는 3월 2일 이번 학기 개학부터 처음으로 부산-울산 노선에 45인승 셔틀버스 2대를 투입하여 무료로 학생들의 통학을 지원하고 있다. 동명대 통학버스 2대는 오전 7시 35분과 8시 45분에 각각 울산을 출발해 오전 8시 40분과 9시 40분에 각각 용당캠퍼스에 도착한다. 하교 때도 역시 2대가 오후 5시 30분과 7시 10분에 각각 울산을 향해 학교를 나선다.

또, 부경대학교도 3월 개학부터 처음으로 부산-울산 노선에 셔틀버스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이 가까워짐에 따라 울산에서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사는 서귀임(37) 씨는 “이 동네에서 해운대까지는 30분이면 갈 수 있다. 남편의 회사가 이 지역에 있긴 하지만 주거환경이 더 좋은 해운대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해운대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고객 중에 울산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영만 매립지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많다. 고속도로가 생겨서 부산에서 울산으로 출퇴근이 가능해져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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