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을 옷깃 여며 다시 기억하는 날 / 박현명 김주송 신수진 기자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오늘은 땅도 바다도 기뻐 춤추는 광복절 71돌. 소설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이런 장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어머니! 일본이 항복했다 합니다." "뭐라, 했느냐." "일본이, 일본이 말이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 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이냐..." 속삭이듯 물었다.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
우리 겨레를 휘감았던 쇠사슬을 끊어낸 오늘 광복절, 위당 정인보 선생의 노래 가사 한 대목처럼, 오늘은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어른님, 벗님'들의 '뜨거운 피 엉긴 자취'이다.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그리고 상해에서, 연해주에서, 만주 벌판에서 스러진 이름없는 이들...
그래서 우리의 광복절은 기쁨에 앞서 다시 옷깃 여미는 날이 될 수밖에 없다. '헬조선'이니, '흙수저, 금수저'니 자조의 목소리가 넘쳐나도, 선열들의 희생이 있어서 오늘 번영한 우리가 있지 않은가. 서로 돕고 함께 잘 사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분단의 사슬을 끊어 마침내 온전한 통일 한국을 이뤄내는 것. 그것이 오늘 71돌 광복절 아침에 선열들의 제단에 바칠 우리의 약속이어야 할 터다.
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