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널리스트: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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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널리스트: 꼭 필요한가?
  • 강무현
  • 승인 2023.11.14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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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널리스트는 ‘폴리틱스(politics)’와 ‘저널리스트(journalist’)의 합성어이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정치권에 투신하거나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인물을 지칭한다. 우리는 폴리널리스트가 언론인에서 정계에 진출함을 의미하므로 중립적인 자세를 버렸다고 인식할 수 있다. 그래서 대중은 폴리널리스트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많지만, 지금은 폴리널리스트가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점과 폴리널리스트의 문제 두 가지를 모두 다뤄보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지 비판적 사고를 해볼 것이다.

폴리널리스트의 장점에는 언론인의 취재력이 있다. 기자가 한 사건을 취재할 때 그 사건이 일어난 과정과 정황은 물론이거니와 사건의 배경이 무엇인지,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는지 등 사건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데드라인까지 취재해야 한다.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정부 정책이 발표된 것과 달리 부작용은 없는지, 추가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기사를 써야한다. 정치인이 되어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민원을 접수하고, 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치는 과정에는 기자 시절의 취재 능력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균형 잡힌 팩트 중심의 사고력이다. 기자에게 있어 팩트체크는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이 아닌 것을 기사로 쓰는 순간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기자로서 자존심이자, 넘으면 안 되는 선을 넘은 것이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인으로 얘기 하자면 팩트에 기초한 진정성과 균형감각이 없으면 정치는 어려울 것이다. 기자로서의 균형감각, 팩트 중심의 사고력은 정치인으로서의 원칙과 소신으로 연결되어 정치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과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언론인은 공익을 위해 일한다. 기자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를 우선으로 고민한다. 미담, 고발 모두 포함된다. 정치인도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게, 정치인의 존재가치는 국민이다. 국민을 위해, 국민에 의해 존재하는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기자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언론인으로 시작해서 정치인까지 갔다면 실제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안이 무엇이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폴리널리스트의 문제를 다룰 차례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신뢰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권력의 비판은 언론의 가장 핵심적인 임무이다. 언론의 신뢰 문제는 굉장히 복합적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치권과 언론이 가까우면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정치권력과 가까운 사이인데 공정과 중립은 어려울 것이다. 이에 폴리널리스트는 인맥을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속한 당에 불리하거나 비판적 기사를 쓰려고 한다면 인맥을 이용하여 기사를 쓰지 않도록 조치해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사실도 모른 채 그냥 넘어가 국민에게 ‘버블’을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이렇게 폴리널리스트의 장점과 문제에 대해서 다뤄보았는데, 나는 폴리널리스트가 달갑지 않다. 아무리 정치인이 필요한 자질을 기자 시절 선행학습하였다고 해도 언론과 정치인이 근접 한 관계를 이루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자가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폴리널리스트가 많아지면 언론의 정파성은 짙어질 것이고, 이 정파성이 현재 한국언론의 문제점이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이미 한국은 언론과 정치의 유착도가 심한 데 이에 불구하고 지속적인 폴리널리스트가 나오면 한국언론의 정파성 문제는 끝나지 않을 그 것으로 보인다.

‘폴리널리스트’. 영어이지만 미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말이다. 미국은 폴리널리스트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은 양극화가 심화되다 보니 정당마다 더 많은 ‘공격수’들이 필요해지고 그런 행동을 하던 전직 언론인들은 매력적인 자원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회 본연의 업무인 효율적 입법을 위한 바람직한 국회 구성일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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