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 노인들, 취업 전선에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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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60부터: 노인들, 취업 전선에 뛰어들다
  • 김정은
  • 승인 2013.01.16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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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08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501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노인 국가로 변모하면서, 노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에서 은퇴와 동시에 휴식기를 갖던 노인들이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위해 취업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아파트 택배 업무 대행’을 통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 택배 업무 대행’은 택배 회사가 아파트까지만 배달해 주고, 노인들이 아파트 단지 내 각 가정에 직접 물품을 택배 회사 대신 배달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식의 일이다.

부산시와 이 사업 협약을 맺은 한진택배 관계자는 자신들은 배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아파트 주민들은 남자 택배 배달원을 꺼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노인들은 쉽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돼서, 모두가 이 제도를 좋아 한다고 말했다.

경북 감포읍에 거주하는 허남규(68) 씨는 택배 업무 대행을 1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허 씨는 정부가 ‘노인 택배 업무 대행’이란 정책을 내놓기도 전에 자신이 직접 인근 택배회사에 찾아가 일자리 제공을 요구했다. 그는 퇴직 후 집을 지키며 택배를 받을 때마다, 택배사 직원들이 시골 산길을 오르기도 힘들어 하고 집 찾기를 어려워 하며 누가 자기 대신 마을 안부터 배달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듣고, 무작정 택배사를 찾아가 택배 대행을 요구하여 이 일을 맞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경륜을 바탕으로 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노인 일자리도 등장했다.

경주시니어클럽은 경주가 역사, 문화 도시라는 특성을 살려 문화재를 활용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이곳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은 지역 특산품인 찰보리빵 가게를 운영하기도 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재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신라 문화유적을 해설해 주기도 하며, 어린이들에게 다도 및 예절지도 교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경주역 옆에 위치한 해오름 한식 식당. 이곳은 경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장으로 지역 내 농산물과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한 한식 사업장이다. 가게 점주인 장유선(69) 씨는 경주시니어클럽 회원으로 3년 전부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직원 모두가 노인인 식당이 잘 될지 노심초사했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을 모두 극복했단다. 그녀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 손님들이 ‘열정이 대단하다. 음식이 너무 맛있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관광지 인근 지역 노인들을 중심으로 한 ‘투어 토커(Tour Talker)’도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노인 일자리이다. 한국 노인인력개발원과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만들어낸 ‘투어 토커’는 현지 정보에 밝은 노인들이 관광객에게 관광지, 음식점, 숙박시설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관광가이드 역할을 한다.

전남 보성군에 거주하는 김기석(67) 씨는 30년간 몸담아온 직장을 퇴임하고 우울증에 빠질 만큼 작년까지 삶의 활력을 잃고 있었다. 그는 퇴임 후에 삶에 자신감이 없어서 전처럼 가족들에게 호통을 치지도 못했고 말 수도 줄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투어 토커에 참여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았다. 그는 보성 녹차밭 관광객에게 실속 있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가이드가 되었다. 그는 “요즘 정말 살 맛 난다. 제2의 인생이 온 것 같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한국 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이라면 누구든지 돈도 벌고 사회 활동을 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이들을 위해 알맞은 일자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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